유방암 ∙ 경험 공유

#8 표적치료와 호르몬 치료, 파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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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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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2

안녕하세요. 저는 선항암과 수술을 마치고 현재 표적치료와 호르몬치료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가장 힘들었던 항암을 마치고, 수술이 끝나고 나왔을 때 저는 이제 정말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마침내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와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끝은 아니더라구요.

드라마틱한 전투는 끝났지만, 이제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길고 조용한 유지보수의 시간이 시작됐어요. 3주 간격으로 12번을 맞아야 하는 표적치료가 남았고,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간의 호르몬치료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는 너무나 다행히도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완전 관해와 림프 전이가 없다고 판정이 나왔어요. 그래서 표적치료는 허셉틴만 진행하기로 했어요. 물론 개인마다 다르고 교수님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지만 표준치료 상 만약 림프전이가 있었다면 퍼제타를 같이 권하셨을 것 같고, 완전 관해가 아니었다면 캐싸일라 라는 약으로 표적치료를 진행했을 것이라고 알고 있어요. 독한 항암치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표적치료 과정은 평온했어요. 항암실의 긴장감 대신, 외래 주사실의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15분 가량 주사를 맞는 시간은, 정말 아무렇지 않았어요. 퍼제타는 비급여 약물이어서 12회 차수를 진행하고 나면 수천만 원에 달하게 되는데 그 비용 부담을 덜었다는 현실적인 안도감도 컸어요. 이전 항암치료 때 처럼 3주에 한 번 병원을 가긴 하지만, 더 이상 싸우러 가는 비장한 발걸음이 아니라, 점검받고 관리받으러 가는 편안한 루틴이 되어가고 있답니다!

그보다 힘든 건 사실 호르몬치료에요. 저는 젊은 유방암 환자로 교수님의 표현 상 ‘고위험군’ 에 속해서, 일반적으로 먹는 타목시펜 대신 더 강력한 아로마신이라는 약을 매일 먹기로 했어요. 여기에 4주에 한 번씩, 바늘이 아주 커서 아프기로 악명 높은 '졸라덱스' 주사로 난소 기능을 억제하는 치료도 병행하게 되었어요.일단 매일 같은 시간에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잊지 않고 챙겨야 하고, 호르몬을 억제하는 약이다 보니 폐경이 오게 만들어서 온갖 갱년기 증상을 겪게 됩니다.

저에게 지금 제일 심한 건 관절통인데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뻑뻑하고 주먹을 쥘 때마다 아파오는 손가락 관절은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네요. 6개월 쯤 지나면 조금 나아진다고 하는데 버티다 보면 나아지는 날이 오겠죠?

아로마신은 그리고 뼈를 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골다공증 위험이 있어서 6개월에 한 번씩 골다공증 예방 주사도 맞고 매일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 D, 비타민 K2 를 같이 챙겨먹고 있어요. 최근의 본스캔 검사에서 다행히 골다공증은 없다고 나왔는데 그래도 5년 완주하면서 끝까지 건강한 뼈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금씩 운동과 달리기도 하고 있어요.

표적치료와 호르몬 치료는 결승선이 보이지 않는 긴 마라톤 같아요. 매일 꾸준히 나만의 페이스로 달려야 해요. 그래도 길고 힘들더라도 재발만 막아줄 수 있다면 뭐든 할래요. 이 마라톤을 달리면서 저를 더 건강하고 긴 미래로 이끌어주는 가장 튼튼한 다리를 가지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비록 힘들지만 이 모든 과정을 겪으면서 제 자신이 점점 단단해져 가는 게 느껴져요. 이 길을 함께 걷고 있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며, 우리 모두 완주에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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