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 경험 공유

#5. 유방암 항암 치료시 유용한 아이템, 타샤

avatar
타샤
조회 34
댓글 0

안녕하세요,

6년차 유방암 경험자 타샤입니다.

가장 험난한 치료인 항암. 저는 항암 여부를 결정하는 엔도 검사 결과 후 치료에 당첨되었어요. 할지 말지 불확실한 상태에서 막상 치료를 하는 걸로 결정이 되었지만, 마음의 준비와는 별개로 실제로 뭘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수많은 정보 중에서 필요한 게 뭔지 헤매다 보면 좀 서럽기도 하고요. 수고로움과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어 유용했던 아이템과 내용을 공유드려요.

 

첫번째 쉐이빙

준비물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모두 거치는 과정이니까요. 항암 치료 불변의 법칙, 14일차의 탈모를 피해갈 수 없더라고요.(혹시나 기대했지만 역시나 14일차에 슬금슬금 빠지기 시작했어요)

물론 쉐이빙을 하지 않고 그대로 빠지도록 둘 수도 있어요. 골룸 vs 빡빡이, 쉽지 않은 문제죠?^^;; 빠지기 전에 밀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폭포수처럼 빠지는 머리카락을 봐야 하고 청소도 어렵고… 선택의 문제지만 저는 쉐이빙을 택했어요.

쉐이빙을 하기로 결정했지만, 막상 어디서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돌쟁이 아가 머리야 미용실에 가서 밀어도 누가 뭐라 하겠어요. 하지만 우리는 기억을 하는 이래로 한 번도 민머리인 적이 없는 성인이니까. 십대 소녀 시절 살면서 한 번쯤 빡빡 머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꿈을 이루었네요ㅎㅎ

쉐이빙이 가능한 곳을 정리해보면 이렇더라고요.

1.     동네 예약제 1인 미용샵

2.     치료 병원내 미용실(병원마다 다를 수 있어요)

3.     가발 or 용품샵에서 제공하는 무료 쉐이빙 서비스 (단, 사전 예약이 필요해요)

 

간혹 집에서 남편이 사랑스럽게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남편이 저보다 더 겁을 냈어서.^^;;

마침 집 근처의 전문 가발샵에 전화로 문의드렸는데 무료 쉐이빙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이용했어요. 탈모나 항암 환자들이 주로 찾는 곳이어서 그런지 공간 구성도, 서비스도 만족스러웠어요. 가발을 구매하지 않아도 이용 가능하니 참조하세요.

자~ 일단 머리를 말끔하게 정리했으니 출격 준비 완료!

 

두번째는 가발 & 비니.

가발은 그냥 가발인 줄 알았는데, 이 안에도 다채로운 세계가 있더라고요.

통가발, 부분가발, 띠가발 등등. 저뿐만 아니라 다른 환우들도 민머리가 당황스럽고 외출이 걱정되다 보니 쉐이빙 직후에 바로 비싼 인모 통가발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많이들 후회하는 것 중 하나에요. 유명 브랜드는 100만원이 훌쩍 넘고, 로컬샵도 40만원이상이죠.

처음에는 다들 모르니 통가발을 구매하지만, 치료 기간 중 공식적인 외출이 많지 않다보니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치료 중 출근을 하거나, 꼭 통가발을 쓰고 싶은 경우(가발 쓴 모습을 너무 만족스러워하는 환우도 있었어요)가 아니라면 너무 서둘러서 구매하지 않으셔도 되요.

초기에는 두건이나 비니 혹은 부분가발/띠가발 + 모자의 조합으로도 그럭저럭 지낼 수 있어요.

부분 가발은 보통 똑딱이 모자 + 똑딱이 가발 세트를 이용하는데, 많이 알려진 브랜드 제품도 20~30만원이고, 전문 가발샵의 부분가발(캡형으로 뒤집어 쓰는 형태)도 비슷한 가격 대에요.

그렇다보니 초반에 편하게 막 쓰는 용도라면 제가 주로 사용했던 띠가발도 괜찮아요. 머리띠 형태도 있는데 저는 귀가 아프고 어색해서 주로 벨크로 형태를 착용했어요. 벨크로(접착식)는 기존의 다른 모자와도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고가제품급의 퀄리티는 아니지만, 가성비(3만원대) 로 편하게 쓸 제품이 필요하다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거에요. 각자 용도와 쓰임, 취향에 맞춰서 준비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치료 관련 용품을 준비하다보면 ‘항암’이라는 두 글자가 붙는 순간 가격대가 확 높아지는데 비니도 마찬가지에요. 비니는 주로 실내나 모자 속에 쓰는 경우가 많으니 너무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요. 저도 인터넷으로 개당 만원대에 모양이 예쁜 비니를 여러 개 구매해서 돌려가며 잘 사용했어요.

 

세번째, 손발톱 보호제

유방암 항암제로 많이 쓰이는 AC/TC는 세포독성항암제라 몸에서 빨리 자라나는 세포는 모두 공격해요. 머리카락 뿐 아니라 손발톱도 타격을 받죠. 설마했는데 치료 후반으로 갈수록 손톱이 갈라지거나 들떠서 무서웠고, 실제로 주위에 발톱이 빠져서 고생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보호제를 바른다고 정말 보호가 되는 건지 효과를 검증할 수는 없었지만 (똑같이 발라도 사람마다 증상이 달라서요), 그래도 좋은 성분이라고 하니, 또 이렇게 노력하면 플라시보 효과도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열심히 틈날 때마다 발랐어요.

호기심이 많아 주위 환우들과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며 품평도 해봤어요. 아쉽게도 객관적인 비교는 어려웠지만, 제품별로

  • 바르는 타입(붓/스틱),

  • 농도(물처럼 흘러내리는지, 끈적한지),

  • 손발톱에 흡수되는 정도(금방 스며들거나 10분이 넘어도 액체 상태이거나)가 다르니

후기를 잘 읽어보고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여기까지가 필수로 권해드리는 용품이구요,

아래는 개인적으로 유용했던 아이템이에요.

첫번째, 스프레이타입 프로폴리스.

.

항암 부작용 중 가장 대표적인 게 구내염이죠. 가뜩이나 입맛이 변하고 미각을 상실해서 먹는 게 고역인데, 구내염까지 생기면 정말 고통스러워요. 보통 프로폴리스나 가글(탄튬/소금)을 많이 하죠. 각각의 효과가 다르지만, 사용 면에서는 프로폴리스 스프레이 타입이 좀 더 편했어요. 양치 후에는 가글, 스프레이는 중간중간 수시로 뿌려주는 용도로 병행했답니다.

 

두번째, 좌욕기

항암 중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작용인 설사와 변비. 양극단을 오가는 버라이어티한 경험을 하게 되더라고요. 약도 잘 듣지 않고, 그러다보면 치질에 걸리거나 격한 통증을 느끼게 되요. 매번 화장실에 갈 때마다 뻘건 피가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는 고통이란..ㅜ.ㅜ

연고나 바세린도 발라보았지만, 병원에서도 권하고 개인적으로도 가장 효과가 있었던 건 좌욕이었어요.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아침 저녁 두 번의 좌욕으로도 증상이 훨씬 완화됐어요. 다만 경우에 따라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치료 중에도 잘 먹고 잘 내보내시는 분도 있어요!), 증상을 보시고 필요하시면 준비하셔도 되요.

 기타 - 아이스팩, 레몬즙, 순한 음식

그 외에도 열감이 심하면 아이스팩을 수건에 싸서 목 뒤에 데주면 효과가 좋아요.(다른 신체 부위보다 목 부위가 체온 조절 효과가 커요) 오심이 심할 때는 시거나 시원한 음식, 레몬즙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됐어요. 혀가 예민해져 있다보니 간이 센 것보다는 조금 슴슴한 음식이 먹기가 편하고요.

 


항암을 앞두고 많이 심난하고, 괜히 분주했지만, 미리 걱정해도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요. 다만 사람마다 부작용이 다르고, 이전과는 다른 몸 상태가 될 수 있으니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심한 부작용은 다음 차수 진료 때 의료진에게 이야기해서 그에 맞는 약을 처방 받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 너무 겁먹거나 두려워하지 마시고, 매일 더 건강해진다는 믿음으로 이 시간을 잘 헤쳐나가시길 바라요!

 

※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본 콘텐츠는 작성자의 실제 경험에 기반한 개인 사례이며, 의료적 판단이나 치료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0

댓글 없음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