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 경험 공유

#7 입원에 필요한 준비물, 데이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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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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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데이비드 입니다.

시간을 지나 생각해 보니,

입원을 했을 때가 정말 막막했던 것 같습니다.

입원을 평생 해 본 적도 없으니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허둥댔는데요.

다행히 아내의 몇 번의 가족 간병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입원을 준비할 때

필요한 것들을 정리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입원 준비는 짐을 싸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병원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며칠 혹은 몇 주를 보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치료를 위해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입니다.

저 역시 대장암 수술을 앞두고 처음 입원했을 때,

무엇을 챙겨야 할지 몰라서 인터넷을 뒤지고

주변인들에게 물으며 바리바리 짐을 싸 갔습니다.

병원 안내문에는 칫솔과 치약 같은 세면용품,

종이컵과 빨대컵, 슬리퍼 정도만 적혀 있었는데,

실제로 병원 생활을 해 보니 작은 준비 하나가

큰 위안이 될 때가 많더군요. 


발에 맞는 가볍고 미끄러지지 않는 슬리퍼

먼저, 발에 맞는 슬리퍼는 병실 생활의 기본입니다.

수술 후에는 링거 줄이나 도뇨관 때문에

움직임이 어정쩡해질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발을 끌면서 걷게 되므로

미끄럽지 않고 가벼운 슬리퍼가 필수입니다.

어느 병원에서는 크록스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은 미끄럼 방지 슬리퍼를 추천합니다.

저는 처음 입원 때 병원에서 주는 일회용 슬리퍼를 신었다가

복도에서 몇 번 미끄러질 뻔했어요.

이후에는 쿠션감 있는 실내화를 준비해 갔고 훨씬 편했습니다.

빨대 컵

물을 마실 빨대컵도 정말 요긴했습니다.

빨대컵은 침대에 누워서도 흘리지 않고

물을 마실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같은 이유로 빨대가 달린 물병을 하나 더 준비해

침대 옆에 두면 식수대를 계속 왕복하지 않아도 되어 편합니다.

거즈, 가제수건

입원 안내문에는 없지만,

거즈나 가제수건을 넉넉히 챙기는 것도 추천합니다.

수술 직후에는 샤워를 할 수 없어

얼굴과 손을 가볍게 닦는 데 필요하고,

입 안이 건조할 때 입술을 축이는 데도 유용합니다.

저도 입원 첫날밤 공복을 유지해야하는 상황과

수술 후 아직 아무것도 먹지 못할 때,

입 안이 바짝 마르는 걸 작은 가제수건에 물을 적셔

입술을 눌러주며 버텼습니다.

수건

수건은 병원에서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장 가져가야 합니다.

저는 작은 수건 몇 장을 침대 옆에 걸어두었다가

샤워 대신 몸을 닦거나 베개 높이가 맞지 않을 때

접어서 받침대로 썼습니다.

병실은 공기가 건조해서 물수건을 널어놓으면

조금이나마 습도가 올라갑니다.

겨울철에는 가습기 역할도 하고,

땀을 닦거나 세수 수건으로도 쓰입니다.

추위 대비용 가디건, 수면 양말

추위를 대비한 준비도 필요합니다.

병실 온도는 일정한데, 환자는 체온 조절이 어렵습니다.

수술 환자들은 얇은 가디건이나 숄,

스카프 등을 챙겨 놓으면 좋습니다.

특히 목을 감싸는 스카프는 여름철에도

에어컨 바람을 막는 데 유용합니다.

또한 발이 차갑다면 수면양말을 준비하면 좋습니다.

수술 직후 몸이 부으면서 평소 신던 양말이 꽉

끼는 느낌이 들었는데,

수면양말은 발을 조이지 않아 편안했습니다.

쿠션과 이불

쿠션과 이불도 챙기면 좋습니다.

병원 침대는 딱딱하고 작은 베개 하나만 제공됩니다.

수술 직전과 수술 직후에는

병원 침대에 오랫동안 누워있어야 하는데,

몸이 정말 너무 베기더라구요.

허리나 다리 밑에 작은 쿠션을 받쳐주면

긴 시간 누워 있어도 한결 덜 뻐근하더군요.

복부 수술을 한 후에는 작은 쿠션을 배 위에 올려서

기침할 때 잡으면 통증이 조금 줄어듭니다.

또한 보호자용 침구 외에 얇은 담요나

여분의 이불을 가져가면 환자나 보호자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병원 침대가 딱딱하니 도톰한 매트리스 패드를 가져가면

등을 편하게 해 줄거에요.

세면도구

세면도구는 기본입니다.

칫솔, 치약, 폼클렌징, 샴푸와 린스, 작은 빗 등은 꼭 챙기세요.

샴푸는 수술 전날까지 가능하니 꼭 머리를 감고 가시고,

수술 후에는 드라이샴푸나 물 없이 사용하는

스프레이를 써도 괜찮습니다.

마치며…

노트북이나 태블릿, 이어폰 등 여가 관련 물품을 챙기면

병실에서 심심할 때 도움이 되긴 합니다.

저는 예민한 밤에는 오히려 외부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뭐 심심하다는 생각을 할 틈도 없지만,

하더라도 최소한으로 하고 본인의 몸과 마음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마음의 준비도 중요합니다.

입원 첫날 밤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낯선 기계 소리와 커튼 너머의 한숨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고,

“지금 내 삶이 정상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 때는 지금 처럼 커뮤니티가 활발할 때도 아니어서

별 다른 후기나 위로가 될 만한 글을 보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플랫폼들이 잘 되어있고,

SNS도 잘 되어있으니 미리 마음을 단단히 먹고,

울고 싶을 때는 참지 말고 울어보세요.

입원은 새로운 시작의 전초전입니다.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 본 콘텐츠는 작성자의 실제 경험에 기반한 개인 사례이며,
의료적 판단이나 치료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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