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 경험 공유

힛장이#1 대장내시경 중 발견한 용종이 암세포였다. 20대에 암이라구요?

avatar
힛장이
조회 74
댓글 0
2025.06.04

안녕하세요! 힛장이에요.😊

저는 23년 5월 바야흐로 결혼 준비에 한창이던 중,

예비신랑과 진행했던 건강검진에서

대장암 판정을 받고 암 환자가 된 새신부입니다.

 

저희 집은 소화기계 가족력이 있는 집안이에요.

아버지가 대장암, 작은아버지가 소장암, 친할아버지가 대장암이었죠. 

게다가 어머니까지 갑상선암 환자였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암이라는 질병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었습니다.

 

이렇게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 암 환자였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도 건강염려증이 생겼던 걸까요?

10대 후반부터 스스로 건강검진센터와 내과를 찾아다니며

2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위, 대장내시경을 받았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딸이 일찍부터 내시경 검사를 받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어요.

어린애가 너무 유난스럽게 위, 대장 내시경을 한다고,

30~40대부터 검진해도 충분하다며, 

어릴 때부터 프로포폴로 수면마취를 자주 받는게 

몸에 좋지 않을 거라는 게 그 이유였죠.

 

그러나 결국 저의 그 유난스러움 덕분에

23년 5월 대장암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건강검진 당일 마취에서 깬 후,

내과원장님과 진료를 보는데

모양이 나쁜 용종이 하나 있어서 조직 검사를 맡겼으니

일주일 뒤에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이 말을 들었을 때까지도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저 "모양이 나쁜 용종이 나왔구나"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일주일 뒤,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힛장이님 보호자와 같이 꼭 오세요'

이때부터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어요.

과거에 여러 차례의 위, 대장 내시경 경험에 대한 

기억을 샅샅이 되짚어보았습니다.

"내가 지금껏 이런 전화를 받았던 적이 있었나..?"

심상치 않은 느낌에 예비신랑과 함께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원장님 표정을 보는데 어둡더라고요. 

불안했습니다.

이때 이미 직감적으로 결과가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예상했던 것 같아요.

 

조직검사를 갔던 용종이 암세포였습니다. 

용종 속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아직 20대인데 암이라니요?

 

막연하게 머릿속으로 짐작만 했던 시나리오를 

의사의 입을 통해 직접 듣고, 암이라는 확진을 받으니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중압감에 혼자 설명을 듣기가 어려워 

로비에 있던 예랑이를 불러왔고

제 신랑은 결혼을 앞둔 본인의 예비신부의 

대장암 판정 소식을 함께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건강검진을 했던 내과에서 

점막내암이라고 하는 D01 코드를 받게 되었습니다.

점막내암이란 대장암 1기가 되기 전 단계, 

아직 조직 깊숙이 침윤되지 않고

대장의 점막층에 얕게 머물러 있는 상태, 

대장암 0기라고도 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병원에서는 용종을 제거함과 동시에

암세포는 잘 제거되었으니 안심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나 저는 이 나이에 벌써부터 대장에 암세포가 생겼다는 것은

다른 장기에도 암세포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꾸준히 주기적인 검사를 받아오던 사람이었기에 

더욱더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2년 전까지만 해도 용종 하나 없이 깨끗했는데

갑자기 2년만에 암세포가 생겼다니?

 

이에 상급병원으로 가서

좀 더 세부적인 검사를 해보고 싶었고,

의뢰서와 조직검사슬라이드를 받아서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의 로컬종합병원으로 전원하였습니다.

종합병원에 제출한 조직검사 슬라이드는

재판독에 들어갔고

저는 피검사와 흉부, 복부 CT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 결과를 들으러 재방문 하였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0기가 아니었어요. 저는 대장암 1기였습니다.

 

대장암의 병기는 이렇습니다.

점막층에 국한된 암세포일 경우 0기

점막을 넘어 점막하층까지 침범했을 경우 1기,

점막하층을 넘어갔으나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 2기,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3기,

림프절을 타고 간, 폐 등 타 장기로 원격 전이가 있는 경우 4기로 판명 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처음 건강검진을 받았던 내과에서는

점막내암, 0기암으로 판정받아 

별도의 수술이나 항암 없이 추적검사만 잘 하며 

건강하게 살아갈 줄로만 알았으나..

종합병원에서 재판독, 재검사한 결과 

점막층을 넘어 점막하층까지 침범된

진짜 대장암이었던 것이죠.

 

점막하층 침범부터는 대장암 1기이기 때문에 

저의 진단코드 또한 D01 코드에서 C18 코드로 바뀌게 되었고

수술 여부를 고려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동네병원에서는 분명히 용종 제거와 동시에 

암세포도 깨끗이 없어진 거라고, 

이제 괜찮다며 완치라고 했었는데 대장암 1기라니?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오롯이 그 말만 믿고 상급병원 가보기를 미루거나

아예 재검을 해보지 않았더라면

지금 저는 어떻게 되었을지 아찔한 마음밖에 없네요.

이에 건강검진 후 제자리암, 점막내암을 판독 받은 경우에는

무조건 큰 병원 가서 한 번이라도 재검사, 재판독을  해보기를 권유하는 바입니다.

대장암 1기로 진단받은 날

원무과에서 산정특례 환자로 등록이 되었고,

해당 종합병원 외과 교수님께 연결되어 

대장암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제 암의 위치는 hepatic flexure라고 하는 위치로,

우측의 상행결장과 중앙의 횡행결장이 만나는,

ㄱ자로 꺾인 커브에 발병한 암이었으며

암의 크기는 비교적 작았습니다.

 0.6 × 0.5cm였거든요.

암이 작았기 때문에

당연히 암이 생긴 그 부분만 도려내면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너무 단순한 생각이었죠. 

암의 크기가 아니라 암의 위치에 따라

수술의 절제 범위가 달라진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간만곡부라고 하는 커브부위에 생긴 암이었기 때문에

상행결장 전부와 횡행결장의 절반이상을 잘라내는

extended right hemicolectomy,

확장우반결장절제술을 진행해야만 했습니다.

 

다만 침윤도가 깊지 않은 대장암 1기이기 때문에

무조건 수술을 받아야 할 케이스는 아니라며

이대로 수술 없이 건강관리와 추적 검사를 잘 하면서 살아갈지,

혹은 아예 안전하게 대장 2/3을 절제해버릴지, 

환자인 제가 득과 실을 고려하여

수술 여부를 선택하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콩알만한 암 때문에 아직 30살도 안됐는데 

대장의 2/3가 날아간다고?

아직 20대의 나이에 대장의 절반이상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바로 수술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외과 교수님 말씀이 

'무조건 수술합시다!' 도 아니었고 

'수술 안 해도 괜찮습니다!' 도 아니었기 때문에 

환자인 제가 판단하고 선택하기에는

너무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좀 더 상급병원인 b대학병원으로 전원 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2015년 대장암 수술을 한 곳이기도 하고 

b대학병원이 아무래도 여러 가지 케이스와

데이터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렇게 아버지를 수술해 준

b대학병원 외과 교수님께

외래진료를 가게 되었습니다.

 

수술을 받고 항암까지 마친 지금, 

b대학병원으로 전원 했던 나의 선택에 대해 

너무나도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b대학병원에서의 암 수술과 회복 과정은 

다음 포스팅에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댓글

0

댓글 없음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