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무뚝뚝하게만 큰 놈이에요.
밥 먹어라 해도 "알았어" 한마디 던지고 방에 틀어박히기 일쑤고,
말 붙이면 대답은 꼭 반 박자 느리게, 틱틱거리기 바쁘더라구요.
제가 폐암 진단받고 나서도, 처음엔 그냥 “아...” 하고 말더니
뭐, 원래 그런 놈이니까 기대도 안 했거든요.
근데 좀 변했어요.
약 먹을 시간 되면 슬쩍 와서, “약은 챙겼어?”
그 말이 낯설어서, “왜? 니가 뭔 상관이냐” 했더니
“아니, 까먹을까봐.”
이놈이 웬일이지 싶더라구요.
제가 아프니까 애가 자란 건지,
그동안 제가 무심했던건지,
암튼… 요즘 아들놈이 조금 든든해 보이네요.
인생을 헛살진 않았나봐요 제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