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암

#3 항암 1·2·3차, 그 시간의 기록, 쌍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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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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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병원 드라마나 다큐멘터리에서만 듣던 단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단어가 저희 가족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난소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시작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항암 치료가 정확히 어떤 과정인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지 못했기에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엄마는 “나 괜찮아”라며 담담하게 말씀하셨지만, 오히려 괜찮다는 그 말이 더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1차 항암: 예상과 달랐던 첫 고통

첫 항암은 생각보다 조용히 시작되었습니다. ㅅㅂㄹㅅ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해 검사를 마친 뒤, 퇴원 전날 1차 항암을 받았습니다. 퇴원 후에도 엄마는 평소처럼 식사하시고 대화도 나누셨습니다. “생각보다 괜찮아”라는 말에 잠시 안심했지만, 그 평온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하루가 지나자 몸이 쑤시고 뼈마디가 아프다고 하셨고, 기력이 없어 계속 잠을 주무셨습니다. 머리카락도 하나 둘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항암 치료는 3주 간격으로 진행되었고, 첫 항암 주사를 맞고 온 날은 괜찮으셨지만, 이후 5일 동안은 매우 힘들어 하셨습니다. 6일 차부터는 조금씩 활동이 가능해졌고, 앉아 계시는 시간도 늘었습니다. 항암 후 2주차에 접어들었을 때는 평소처럼 지내시는 모습을 보고 안도했지만, 3주차가 되니 엄마의 어깨 위로 머리카락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때, 엄마는 머리를 자르자고 하셨고, 1인샵을 예약하고 12mm정도의 길이로 잘랐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바짝 밀었어야 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처음으로 하는 삭발이 환자에게 쉬운 결정은 아님을 알고 있죠.

2차 항암: 점점 더 힘들어지는 일상, 가족의 무력감

2차 항암을 하고 온 날, 엄마는 삭발을 했습니다. 잘려 나가는 머리카락을 보면서 울음을 삼켜야했지만 속은 참기 어려웠습니다. 그날 저는 “엄마 머리 미니까 할아버지랑 너무 닮았었네”하며 마음을 숨겼지만 엄마도 아마 느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증상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손발 끝이 저리고 팔에 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양말을 신으면 봉제선 때문에 통증이 심해져서 양말조차 신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 고통을 직접 느낄 수 없는 저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엄마는 “칼로 손발을 긁는 것 같아”라고 하셨고, 그 말을 듣고는 새벽까지 엄마 방을 들락거리며 열 체크를 하고, 상태를 지켜보았습니다.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제 마음은 무겁기만 했습니다.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았고, 어떤 행동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2차 항암 직전에 엄마가 감기에 걸리셨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퉁명스럽게 “사람 많은 곳은 가지 말라고 했잖아요”라고 말씀하신 것이 억울하고 속상했습니다.

3차 항암: 그래도 끝이 가까워지는 느낌

3차 항암 치료는 더 긴 하루였습니다. 채혈, 검사, 상담, 처방이 이어지며 체력도 마음도 지쳐갔습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께서 진료 중에 “눈에 보이는 것들이 많이 줄었어요”라고 말씀하셨을 때, 그 말 한 마디에 큰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항암 주사를 맞기 위해 아침 일찍 병원에 도착하고, 오후 진료 후 늦은 오후에 항암 주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주사는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기 때문에 주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때쯤이면 이미 어두운 밤이었습니다. 병원의 복도는 텅 비어 있었고, 그 길을 걸어 나오면서 유난히 지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엄마는 “이번엔 조금 덜 아픈 것 같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손발 저림 약 덕분인지, 아니면 조금씩 익숙해진 건지 모르겠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검사 결과를 보시며 “수술해도 될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한마디에 마음 깊이 안도감이 스며들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희망이 느껴졌습니다.

3차 항암을 마친 후, 엄마는 1월에 난소암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이제는 조금씩 회복해가고 있습니다. 엄마가 맞고 있는 항암 주사는 Neoplatin inj와 Genexol inj입니다. Genexol은 난소암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암에 효과적인 약물로, 특히 유방암과 폐암 치료에 사용됩니다. 엄마의 경우, 난소암에 효과를 보았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암인 폐암 세포의 크기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항암 치료가 난소암 뿐 아니라 폐의 암세포에도 효과가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거쳐 이제는 희망을 품고, 힘든 시간 속에서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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