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처음으로 간 외래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세침흡인검사 결과보다 수술 당시 떼어낸 조직을 분석한 결과가 더 정확하기 때문에, 수술 조직을 분석 결과를 토대로 확진이 됩니다. 확진이 되면 중증 등록도 이날 이루어져서 중증 환자로 분류되고 보험 혜택도 받게 됩니다.
갑상선 암의 종류를 나누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암세포의 기원에 따라 나누는 방법과, 세포의 분화 정도에 따라 나누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포 세포에서 기인한 암에는 유두암, 여포암, 미분화암 등이 있고, 여포 세포 외의 세포에서 기인한 암에는 수질암, 림프종 등이 있습니다. 분화도가 좋다는 의미의 분화암에는 유두암, 여포암이 포함되고 분화도가 나쁜 암은 미분화암 또는 역형성암이라고 부릅니다. 여포 세포에서 기인하며 분화도가 좋은 유두암, 여포암이 국내 갑상선암의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갑상선암 전체의 예후가 좋은 것으로 소문이 났지만, 여포 세포 외에서 기원하거나 분화도가 나쁜 암은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저는 세침 결과도 수술 결과도 동일하게 유두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수술 조직으로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하게 되는데, 분화암에서는 BRAF, RAS, RET/PTC 등을 검사합니다.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 결과와 암의 공격성과의 상관관계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BRAF 돌연변이는 불량한 예후인자가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외부 방사선 치료와 마찬가지로,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어렵거나 병변의 진행이 빠른 경우 항암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항암제에는 기존의 화학요법(Doxorubicin)과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Sorafenib, Lenvatinib 등), 면역항암제(Pembrolizumab) 등이 있습니다. 기존의 화학요법(Doxorubicin)은 미국 FDA에서 인정한 최초의 화학요법이지만, 부작용에 비해 효과가 낮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추천되지는 않습니다.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Sorafenib, Lenvatinib 등)는 주로 경구약으로 복약이 쉽다는 이점이 있고, 암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많은 보고가 있습니다. 하지만 피부 부작용(Hand-foot skin reaction), 고혈압, 설사 등의 부작용이 30~50% 정도로 높게 나타났고, 10~20%에서는 투약을 중단했습니다. 이외에도 면역항암제(Pembrolizumab)의 효과가 입증되었지만, 적용대상이 한정적입니다.
갑상선 호르몬제, 진해거담제 등이 포함된 처방전을 받아 약국으로 갔습니다. 약값이 19만 원 정도였는데 9천5백 원밖에 내지 않았습니다. 중증 환자라 본인부담금이 5%로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암 환자의 장점이 또 있다면 의사결정의 기준이 바뀐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모든 일을 최소 투자, 최대 효율로 했지만,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고 건강할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우울감이나 부정적인 사고도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우울하다고 비관하기에는 남은 삶이 너무 아깝기 때문입니다.
*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 본 콘텐츠는 의학적 이해를 돕기 위해 제공되며, 의료적 판단이나 치료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