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 경험 공유

#2 갑상선 유두암 판정(마인드컨트롤, 대학병원 전원), 은지는출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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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는출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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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3

안녕하세요

갑작스럽게 30대에 암 환자가 되어버린 평범한 직장인 입니다.

저는 24년 5월 중순에 S병원에서 세침검사를 진행하였고, 일주일 정도 뒤인 5월 말에 결과를 들으러 방문하기로 했었는데요.

https://www.heal-o.io/community/cancer-thyroid/905

⬆️ 갑상선 유듀암 의심과 전조 증상 확인하기⬆️

결과는 예상하셨다시피 갑상선 유두암인 것 같다고 하셨어요.

의외로 결과 듣는 당일에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담담하려고 노력했어요.

교수님께서 수술 해야할 것 같고 간혹 수술 후 결절 검사 시 암이 아닌 분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수술 후 검사를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하셔서 무조건 수술은 해야하는 걸로 안내해 주셨습니다.

제 담당의 교수님께서는 판정하시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이야기 해주셨고 배려에 감사했어요.

이미 일주일의 기다림 동안 최악까지 생각하고 병원에 왔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했는데 복잡한 마음을 표정에 감출 수 없었나 봐요.

아직 종양이 작고 상대적으로 다른 암보다는 예후가 좋은 편이니 전이 검사 후 수술 일정을 빨리 잡아 보자고 말씀하시며 위로해 주셨어요.(흐어어어어엉유ㅠㅠㅠ)

결과 들으러 내원한 당일에 바로 CT 촬영이 진행되었고, 제 통장은 텅장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CT 찍으려고 맞는 주사 바늘은 너무 커서 무서워요. 앞으로 주사 맞을 일이 엄청 많을 텐데 주사 공포증이 더 커져 버렸어요. 저는 주사 공포증이 아주? 약간 많이 있거든요

나중에 보험으로 일부 돌려 받았지만 비급여는 어쩔 수 없더라고요.

아프고 나서 깨달은 것 하나! 보험은 여건만 된다면 많이 있을수록 좋다!👍 메모하자📝

CT 검사 후 6월 초 결과 들으러 내원했는데, CT로 봤을 때 전이는 없다고 하셔서 얼마나 안심 했는지 몰라요. 제가 처음 초음파 검사를 했을 때, 임파선이 많이 부어 있는 상태라 교수님께서 전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었거든요. 그래도 전이가 없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었어요.

사실 암으로 의심 판정을 받은 날 이틀 후가 회사 친구랑 근속 10주년 기념 여행을 앞두고 있었어요. 몇 주 전만 해도 만나서 신나게 맥주 마시면서 떠들썩하게 여행 계획을 짰었는데, 며칠 사이에 천국과 지옥, 냉탕과 온탕을 백번은 왔다갔다 한 것 같아요.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고, 병원 접수처에 멍하게 앉아 있다가 시골에 계신 부모님에게 전화로 알렸어요. 맨 처음에 세침검사 할 때 부모님께는 미리 말씀드리지 못했던 부분이 시골에 계시기 때문에 늘 밖에 나와있는 자식들 걱정이 가득하신데 미리 알리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CT검사를 할 시기엔 말씀드려야겠다 하고 전화 드렸어요.

부모님께서도 너무 놀라셨고 당장 서울로 올라온다고 하셨지만 제가 여행 일정이 있고 가고 싶다고 하니 아버지께서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기왕 가는 거니 잘 다녀오고 스트레스 다 풀고 오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조금 복잡한 심경으로 여행을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여행을 가지 않았더라면 혼자서 많이 울엇을 것 같아요. 생각 정리가 정말 많이 되었어요.

여행에서 돌아오고 회사에 알리며 휴직 관련된 부분을 안내 받았고, 휴직이 가능하다고 하셔서 마음을 결정했어요. 오히려 판정 후 더 많이 놀러 다니고 스트레스 받는 부분은 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는 분들께는 암밍아웃ㅋㅋㅋ

그리고 이 시기에 마침 서울에 잠깐 놀러 온 동생이랑 팝업도 다니면서 조금 바쁜 5~6월을 보내려고 했습니다. 바쁘지 않으면 제가 너무 우울감에만 빠져 있을 것 같아서 그랬는데, 돌아다니고 놀다 보니 생각보다 재미나서 에라 모르겠다 이런 느낌으로 일하는 시간 외 다른 시간은 체력이 허락하는 한에서 무조건 놀러 다녔어요. 전 상대적으로 진행이 초기에 속해있어서 더 가능했던 거 같아요. 체력이 허락하는 한 놀러 다니는 거 무조건 추천드립니다.

지금까지의 타임라인을 간단히 정리 드리자면

2024년 5월 중순 갑상선 결절 발견️ ➡ 결절 발견️ 당일 세침 검사 진행 ️➡ 5월 말 세침 검사 결과 암으로 의심 ️➡ 5월 말 CT 전이 검사 진행(부모님께 전화) ️➡ 6월 CT 결과 전이 없음으로 확인

CT 결과 듣기 전 부모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부모님께서는 대학병원으로 가기를 바라셨어요. 전공의 파업시기와 맞물리기도 했고 저는 ㅅㄹㅇㅈㅂㅇ에 오래 다녔기 때문에 이 병원에서 진행하고 싶어 부모님께 오랫동안 담당 교수님을 뵈었으며 워낙 잘 봐주셔서 여기서 하고 싶다 며 말씀드렸지만, 부모님께서는 부모 마음은 그런 게 아니라고 하시며 더 큰 병원으로 갈 수 있으면 가라며 저를 설득하셨어요.

결국 전원 하기로 결정 하였고 걱정은 파업 중이라 대학병원으로 전원이 가능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 유명한 대학병원에 무조건 전화를 돌렸어요.  

유선으로 문의 드렸을 때 정말 유명한 교수님들은 초진을 안 받는 경우도 많았고, 초진도 최소 3개월~6개월 정도 기다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최근 갑상선암 환자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던데 이 정도로 많을 줄 몰랐어요.

A병원, B병원, C병원 총 3곳에 답변 받은 내용 공유 드릴게요

1. A병원 ️➡ 원했던 교수님은 지정 불가능, 초진환자 없이 기존 환자 + 교수님께 수술했던 재발환자만 보신다고 하셨음

2. B병원 ️➡ 원했던 교수님 지정 가능, 초진 약 6개월 정도 기다려야 함

3. C병원 ️➡ 원했던 교수님 지정 가능, 초진 약 2개월 정도 기다려야 함

저는 B병원과 C병원으로 초진 예약을 잡게 되었어요. C병원에 계신 교수님은 지인분께 추천을 받게 되었는데, 엄청 유명하신 분이라고 하시면서 꼭 이 교수님께 갔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시면서 잘 될 거라고 위로해 주셨는데 너무 감사했어요.

이제 예약한 날짜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데 C병원에서 연락이 왔어요. 저는 암 의심 환자라 다른 환자분의 내원이 취소가 되면 다른 병원의 결과지가 있는 환자분들에게 순서대로 우선 전화 드린다며 6월 말에 맞춰 올 수 있겠냐고 하셨어요. 당연히 날짜 무조건 맞추겠다라고 말씀드렸고 저는 7월에 예정되어 있던 초진을 운이 좋게 6월에 당겨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전원 시 기존 병원에서 받은 의무기록을 꼭 가져가야 하니 참고하셔서 잊는 거 없이 챙겨가세요. 다 문자 보내 주시겠지만 일부러 한 번 더 문자 보내주시라고 챙겨서 말씀드리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저한테 온 문자에 나왔던 구비 서류는

1) 신분증

2) 검진결과서

3) 의무기록사본, 외래기록지, 검사결과지, 조직검사결과지 등 모든 검사결과지

4) 영상검사

5) 영상검사 판독지

6) 조직검사 슬라이드(블록이나 염색슬라이드 병원에서 주는대로)

7) 세포검사(염색 1장 원본)

8) 약처방전(기저질환으로 복용중인 약 포함)

이렇게 문자 왔어요. 챙겨야 할 게 많으니 꼭 꼼꼼하게 챙겨서 내원하셔야 해요

드디어 대학병원 첫 초진일

C병원은 가져온 CD 영상은 1층에 영상 등록 기기가 있어 직접 등록해 주셔야 해요. 

초진은 무인접수기는 사용이 불가능해서 CD등록 후 수납/접수처에 가서 직접 접수하셔야 해요.

대학병원이라 수납처 대기자가 이미 20명이 넘어가서 저는 미리 번호표를 뽑고 외부영상 등록부터 했더니 시간이 딱 맞았어요. 영상 등록, 서류 제출 등 초진이라 정신없이 서류 등록 다 끝냈더니 암병원이 2층이라고 안내해 주셨어요.

내가 암병원에 올 일이 있을지 누가 알았겠냐고!!

정말 건강에는 장담이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암병원 앞에서 다시 되새기는 순간이었어요.

오후 접수인데 조급한 마음에 일찍 도착해서 기다림과 또 기다림의 연속.... 초진이라 늦지 않게 갔더니 오히려 너무 빨리 와 버렸어요. 그리고 딱 번호표 뽑자마자 오는 알림 문자

문자 보고 바로 간호사님께 얼마나 걸리는지, 오늘 추가 검사가 있을 것 같은지 여쭤 보고 추가 검사가 없으면 혹시 점심 먹고 와도 되는지 여쭤보니 8번째 순서가 되면 문자가 가고 아직 여유가 있으니 점심 먹고 와도 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밥 먹고 와서도 기다림 무한 반복 중 

제 진료시간이 2시 28분 예정이었는데, 4시가 넘어서 진료받게 되었어요. 역시 대학병원은 기다림의 연속이다ㅠㅠㅠ

1-2시간 정도 기다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방문해서 크게 화가 나진 않았는데, 지방에서 오신 분들은 기차 예약을 해두고 오셔서 항의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대학병원은 기본 2시간은 지연이 되는 곳이 많으니 혹 시골에서 오시는 분들이 계시면 대중교통 시간을 여유롭게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도 고향집이 시골이라 항의하시는 분들의 모습이 불편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공감이 되었어요.

제 차례가 되어 교수님을 처음 뵈었는데, 교수님께서 수술해야겠다고 바로 말씀하시곤 수술일자를 잡아주셨어요. 사실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고 싶었는데 뒤에 기다리는 환자분들이 너무 많아서 대략적인 설명만 하고 넘어가시길래 질문지에 적어둔 내용 중 몇 개 물어보고 추가적으로 궁금한 건 그냥 고객센터로 추후에 전화해서 답변 받았어요. 

제가 물어봤던 질문들

1. 암의 크기 ️➡ 전원 전 병원에서 알려주셨지만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듣지 못함

2. 암의 위치 ️➡ 이건 선생님께서 그림 그려서 알려주심

3. 갑상선은 전절제인지 반절제인지? ️ ➡ 반절제 수술 예정

정말 기본적인 것만 물어보고 초진은 끝나게 되었습니다. 이제 시작이다. 나는 잘 될거야!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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