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에서도 대장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만 45세 이전이라도 대장 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으면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만 50세 이상으로 돼 있는 국가 대장암검진 대상 연령을 좀 더 앞당기자는 의견이 나온다.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이정아, 장유수, 류승호)·소화기내과(박동일, 박수경) 공동 연구팀이 추적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대장 내시경 검사 연령과 사망률 사이에 이같은 연관성이 확인됐다. 강북삼성병원이 공개한 이 연구는 2007~2017년 건강검진을 받은 만 18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 52만8046명을 대상으로 2019년까지 조사로 이뤄졌으며, 대한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발표됐다.
국가암정보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장암의 발병률과 사망률이 20~40대에서 증가세가 분명하다. 한 국제의학 저널의 연구 결과 우리나라 20~40대의 대장암 발병률이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42개의 조사 대상국 중 1위로 나타났다. 대장암은 위험한 질환이긴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대장 내시경을 통해 대장암 전 단계에 해당하는 대장용종 혹은 대장선종을 제거하면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에선 2018년부터 만 5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무료 국가대장암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대변에 혈액이 묻어나오는지를 확인하는 분변잠혈검사를 매년 시행해 양성이면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연구팀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은 그룹과 받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총 사망위험을 비교한 결과, 받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총 사망위험이 3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만 45세 미만과 만 45세 이상으로 나눠보면 각각 14% 29%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장암에 의한 사망위험만 보면 대장 내시경을 하는 경우,그렇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45세 미만에서 53%, 45세 이상에서 48%의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 다만 연령이 낮은 그룹에서 오히려 효과가 더 크게 분석된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추적관찰이 더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추가 설명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도 20~49세 연령층에서 대장암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젊은 성인에 대한 대장암 검진의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사망 감소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며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대장 내시경 검사가 50세 미만 연령에서도 전반적인 사망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처음으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동일 교수는 “젊은 층에서 대장암이 증가하는 만큼 45세 미만이라도 대장암 위험도가 높은 사람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행할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