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이나 간경변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속이 메슥거리고 토하고 싶은 느낌이 잦다면 '식도정맥류'를 의심해야 한다.
식도정맥류는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증이나 간암 등을 앓는 이들에게 찾아오는 주요 합병증으로 출혈이 발생할 경우 사망률이 12~22%에 달하는 응급질환이다.
간 조직에는 혈액을 공급해주는 혈관인 간동맥과 간문맥이 있다. 간문맥의 경우 복강 안에 있는 소장이나 대장 비장에 분포해있는 혈관을 통과하는 모든 혈액을 큰 정맥을 통해 간으로 보낸다. 문제는 간경병증이나 간암으로 인해 간 조직이 단단하게 굳고 울퉁불퉁한 결절이 생기면 간문맥 통로에 압력이 높아지는 '문맥압 항진증'이 생긴다.
문맥압 항진증이 지속되면 복강 내 장기를 통하는 혈액이 간으로 가기가 어려워진다. 이 과정에서 식도나 위(胃) 같은 간 이외의 다른 혈관들이 발달하고 커지는데 이를 식도정맥류라고 한다.
문제는 식도정맥류는 터지거나 출혈이 생기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띠라서 간암이나 간경변증 등을 앓고 있는 이들이 속이 메슥거리고 토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식도정맥류를 의심해봐야 한다. 만약 피를 토하거나 짜장처럼 색이 검고 냄새가 고약하며 찐득찐득한 대변을 본다면 식도정맥류가 터지면서 출혈이 생긴 상태다. 이때는 지체없이 병원으로 가야한다.
식도정맥류 진단은 내시경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식도와 위 점막을 직접 관찰해 출혈 부위를 확인한다. 출혈이 많으면 수혈을 통해 부족한 혈액을 보충해 맥박과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킨 후 정맥류 결찰요법이나 경화요법을 시행한다. 정맥류 결찰요법은 출혈 부위를 고무밴드를 이용해 묶어주는 방법이다. 경화요법은 내시경을 통해 경화제를 정맥류 내 혹은 정맥류 주위에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이런 방법으로도 출혈이 조절되지 않을 땐 간내 문맥 단락술을 시행한다. 스텐트를 삽입해 통로를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식도정맥류는 재발이 잦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급성 정맥류 출혈이 조절된 후 55~67% 정도의 환자는 1년 이내에 재출혈을 겪는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내시경적 결찰요법 혹은 경화요법을 통해 소실시키거나 약물을 통해 문맥압을 낮추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