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이나 간경변증 등 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불면증이 심해지고 반응이 더뎌지는 등 평소와 다른 변화가 느껴진다면 '간성혼수(간성뇌증)'을 의심해야 한다.
간성혼수는 간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져 암모니아 같은 독성 물질을 몸 밖으로 원활하게 배출하지 못해 쌓이면서 생기는 합병증이다. 우리 몸에 단백질이 흡수, 분해되면 암모니아가 만들어지는데, 암이나 간경변증으로 인해 간 기능이 떨어지면 암모니아를 비롯한 독성물질이 그대로 남아서 몸속에서 돌아다니면서 뇌나 대변에 머물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불면증 나타나고 대화 시 반응 느려지기도
문제는 초기 증상의 경우 환자 보호자가 면밀하게 살피지 않으면,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 대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간성혼수 초기에는 밤에 잠을 잘 못자는 불면증이 생기거나, 대화시 말이 느린 정도만 나타나기도 한다. 또 소변을 자주 보러 가거나 하품을 자주 하는 모습을 보인다. 좀 더 진행되면 날짜와 시간을 혼동하기도, 하고 손이나 발을 떤다. 또 성격에 변화가 생겨서 화를 내거나 공격적으로 변하는 등 인격 장애가 나타난다. 그래서 이때 치매와 혼동하는 경우도 생긴다. 간성혼수가 보다 더 진행되면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고 큰 자극에만 의식이 돌아오는 상태가 되다가 점차 반응이 없어지고 황달과 신부전이 나타난다. 간성혼수가 나타나면 곧바로 원인 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암모니아가 쌓인 상태라면 대변을 유도해서 암모니아를 배출하는 락툴로즈(Lactulose)를 복용하면서 하루 2~3번 가량 대변을 볼 수 있도록 한다. 단, 과도한 대변으로 탈수 상태가 되면 간성혼수가 심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