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 신약인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를 빨리 국내에 들여와야 한다는 내용의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유방암 환우의 반응이 뜨겁다.
A씨가 지난 16일 시작한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26일 오후 4시 기준으로 2만9673명(청원동의율 59%)을 넘었다.
유방암 환우들이 이처럼 엔허투의 국내 치료 허가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이유는 뭘까?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엔허투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HER2 양성 또는 저발현'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다.
지난 6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임상데이터를 발표했을 때 기립박수를 받은 바 있는 화제의 신약으로 미국에서는 HER2 양성 2·3차 저발현 환자에 승인됐지만 국내에서는 언제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
국내 시판 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엔허투 허가 관련 서류가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묶여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6월 식약처가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한 뒤 승인과 관련된 절차가 진척이 없는 상태다.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는 '신속허가'라는 말 자체가 무색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현재 심사 중인 자료는 전이 단계 환자의 3차 이상 치료에서 평가가 'DESTINY-Breast01 연구' 결과로 2차 치료제로서의 엔허투 승인은 시일이 더 소요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지난 7월쯤 허가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제약사에서 서류를 제대로 구비하지 못해 식약처가 추가 요청을 했고, 제약사의 추가서류가 오면 심사가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상태에서 엔허투를 사용하려면 국내 시판 승인 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해외에서 들여오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구매·이송·보관에 4~6주가 걸려 정맥주사 제형인 엔허투의 경우 약효 품질을 100%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시판 승인이 떨어져 정식 수입될 경우 유통·보관 과정에서 품질 하락 우려없이 빠른 투여가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엔허투 비용은 3회 투약에 약 8000만원로 알려져 있다. 식약처는 전이성 유방암 HER2 양성 3차 치료 승인신청서를 검토 중이다. 앞으로 엔허투 핵심 적응증인 절제 불가한 전이성 HER2 저발현 (IHC1+ or IHC2+/ISH-) 유방암과 2차 치료까지 확대돼야 치료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