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에 걸렸을 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수술 후의 유방 보존이다. 유방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암세포는 제거하되 유방의 형태는 살리는 유방 보존술이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이 수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하고 연구해 온 유방암 3D프린팅 수술 가이드가 최근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고범석 교수,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팀은 2015년 직접 개발한 '유방 보존술 시 절제 계획을 유도하는 환자 맞춤형 수술 가이던스(이하 유방암 3D프린팅 수술 가이드)'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혁신의료기술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혁신의료기술은 국가에서 의료기술의 혁신성과 잠재성을 높게 평가해 조건부로 빠르게 임상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제도다. 유방암 3D프린팅 수술 가이드는 MRI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제작된다. 유방의 정상조직과 암조직 등의 검사 데이터가 3D프린터로 전송돼 3D모형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환자마다 3D모형의 구조가 다르다. 유방 보존술을 할 때 수술 전 집도의가 3D모형을 환자의 유방 위에 올려놓고 암의 위치를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게 해 수술 때 최대한 암세포만 제거할 수 있게 돕는다.
서울아산병원은 2015년 말 유방암 3D프린팅 수술 가이드를 개발하고 실제로 환자들에게 적용하며 안전성과 유효성을 연구해 왔다. 그 결과 2019년에는 항암치료를 받는 국소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게 3D프린팅 수술 가이드를 적용한 결과 암이 깨끗하게 제거되고 평균 45개월 동안 암이 재발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할 수 있었다. 2020년에는 유방 상피내암 환자들에게 적용한 결과 암이 남아있지 않고 모두 정확하게 절제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3D프린팅 수술 가이드의 효과가 실제적으로 입증된 사례들이다.
고범석 교수는 "유방암 치료에 있어 정확한 암 제거 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삶의 질을 최대한 높이는 것도 중요한데 유방 보존술 때 3D 수술 가이드를 이용하면 유방의 정상조직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안전하고 정밀하게 암을 절제할 수 있어 앞으로 전반적으로 수술 결과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남국 교수는 "환자들이 MRI를 촬영할 때 자세와 수술을 받을 때의 자세가 다른 점 등 정확한 수술 가이드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문제를 고려해야 했는데 병원 내 임상 의료진과 의공학 전문가들이 힘을 합친 결과여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