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가이드 ∙ 유방암

나의 암치유 동반자는 유방암 환우회 '에델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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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오 케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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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30
AI 요약
42세에 유방암 3기 진단을 받고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를 거친 중견사원의 투병기. 우울증으로 괴로워하던 중 유방암 환우회 '에델바이스'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희망을 되찾고 완치에 성공. 역경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도움을 나누는 행복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어느 한 환우의 이야기

이 이야기는 2012년 유방암 3기 진단을 받고, 수술,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받은 뒤 치밀한 건강 관리를 통해 완치에 성공한 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김영미씨(가명)의 경험담 입니다.



2012년 7월, 느닷없는 유방암 3기 진단

2012년 7월, 내 나이 마흔 두살. 두 아이를 둔 엄마이며 직장생활 17년 차의 중견사원으로 제법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즈음이었다. 어느 날 부턴가 왼쪽 가슴이 좀 더 커지고 분비물이 비쳐 병원 진료를 받은 결과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사람이 너무 놀라고 어이가 없으면 눈물도 안 나오는 것 같다. 암울한 현실을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수술과 항암 치료 9회, 그리고 방사선 치료 30회까지 1년 동안의 치료 과정을 거쳤다. 마지막 항암 치료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이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항암 치료가 되게 해달라고 말이다. 그 뒤 5년동안 항호르몬제를 계속 복용해야 했다.


항암 부작용으로 찾아온 우울증

치료가 끝났지만 항암 치료 부작용으로 머리와 눈썹이 빠지고, 얼굴은 붓고, 체중은 늘고, 온 몸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근육통으로 나는 점점 더 우울해졌다. 유난히 옷 욕심이 많아 옷장에 가득 찬 옷들도 두건을 쓴 나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았고, 예쁜 액세서리와 명품 가방도 나에겐 모두 소용이 없었다. 암은 치료 후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항암 치료로 인해 바닥까지 떨어진 내 몸의 면역력을 회복하여야 하지만, 내 주위에는 아무도 의학적인 상식과 도움을 줄 만한 암 치료 경험자가 없어 암담하던 중 유방암 환우회 ‘에델바이스’를 알게 되었다.


환우회 에델바이스 회원들에게 도움 받다

에델바이스 회원들은 모두 유방암 치료를 받으신 환우들이며,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에델바이스에서 하는 많은 프로그램(건강 강좌, 식이요법, 요가교실, 노래교실, 웃음교실, 명상치료, 연극치료, 미술치료 등)에 참여하면서 우울증은 어느새 싹 날아가 버리고 행복한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에델바이스 회원에서 받은 도움을 누군가에게 되돌려주겠다는 생각으로 다른 암 환우에게 내 경험을 나눠준 게 벌써 5년이 넘었다. 그래도 불현듯 찾아오는 재발의 불안감과 걱정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같은 걱정과 고민을 안고 있는 에델바이스 님들이 있었기에 많은 위안과 힘이 되었으며, 또한 직장에 복귀하는 것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나에게 힘을 주었던 여러분들처럼 나도 어려운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본다. 처음 암을 진단받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것이었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이 살면서 갑작스러운 사고나 몹쓸 병에 걸려 죽을 수도 있다지만, 나만은 예외일 거라는 이유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고통과 죽음이라는 어두운 단어가 떠오르는 암으로 인하여 나의 인생관은 바뀌었고 내 인생도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암은 앞만 보고 달려온 나 자신을 추스르고 쉴 시간을 갖게 해 주었다.


내게 고마운 존재가 된 암

그리고 인생 후반전을 앞둔 내게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가를 깨닫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암은 가족 간의 사랑을 더욱 돈독하게 하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암을 통해 환자든 가족이든 각자의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서로에게 준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이해하려고 마음먹는 순간, 암은 고마운 존재가 된다. 그래서 나는 암이 고맙다. 나와 인연 맺는 모든 분들이 눈물겹도록 고맙다. 아침에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이 고맙고,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고맙고, 빽빽한 숲들이 고맙고, 비 내림이 눈 내림이 너무나 고맙다. 이 세상은 고마움과 감사함의 연속이다. 하늘은 그 사람이 감당할 만큼만의 시련을 준다고 한다. 우리는 시련을 겪으면서 전보다 훨씬 더 단단해지고 강해졌다. 시련을 이겨낸 지금은 폭풍 후의 맑게 갠 하늘처럼 평화롭고 너무 행복하다.

출처 : 암 전문 언론 캔서앤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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