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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에 위암 3기, 삶의 키워드가 '성공'에서 '감사'로 바뀐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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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오 케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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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요약
34세에 위암 3기 진단을 받고 '여명 6개월'이라는 충격적 소견을 들은 최한중 대표. 위 대부분을 잘라내고 6차 항암치료 끝에 생존한 그는 삶의 키워드가 '성공'에서 '감사'로 바뀌었다. 이제는 암환우들을 위한 건강식당 '도도브로스'를 운영하며 환우들에게 위로와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어느 한 환우의 이야기 - 34세에 위암 3기 진단



검사 후 첫 진단은 "위암 말기, 여명 6개월"

34세 때 나는 회사에서 사업개발본부를 담당하고 있었다. 한게임 고스톱, 보글보글과 같이 공전의 히트를 친 모바일 게임을 비롯해 곰플레이어, 곰 TV, 스타크래프트 2 리그 GSL 등 제법 이름이 알려진 프로젝트들의 글로벌 사업이 나의 손을 거쳐갔다. 아내와 10개월 된 아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던 2009년 어느 날, 나는 느닷없이 위암 진단을 받았다. 검사 결과를 보는 자리에서 "여명 6개월"이라는 충격적인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진료실 밖 대기실에 나와 그냥 멍하니 앉아 있었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어떡하지... 어떡하지…’ 이런 말만 반복했다. 굉장히 절망적이었다. 의사는 수술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술이라도 받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우여곡절 끝에 수술을 받았는데, 최악을 예상했던 수술 전 진단보다는 상태가 좋은 편이었다. 최종 진단은 위암 3기였고, 위의 5분의 4를 잘라내고 항암 치료를 6차까지 받아야 했다.



최한중 대표에게 암은 '앎'이다

최대표에게 '아름다운 동행'은 암 이후 삶의 키워드다. 환우와 가족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 꽉 짜인 병원 시스템 탓에 충분히 위로 받지 못하고 갈급한 정보를 얻지 못하는 환우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해주기 위해 최대표는 수많은 시도를 해왔다. 최대표는 2년 6개월 전 경기도 하남시 검단산 부근에 건강 식당 '도도브로스'를 오픈했다. 돈을 버는 게 목표가 아니었다. 암환우들이 신선하고 건강에 좋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고 편안하게 소통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매출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한 손실 비용은 그가 예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마케팅 대행사 수입으로 메꾸고 있다. 오전에는 마케팅 대행사에서 잠시 업무를 보고 점심 무렵부터는 식당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최대표를 최근 도도브로스에서 만났다.



최 대표에게 암은 어떤 의미일까?

굉장히 어려운 얘기이지만 ‘암은 앎'이다. 암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계속 깨달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고 회복하는 과정은 내가 믿는 하나님이 나를 통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깨달아가는 과정이었다. 투병 초기에는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몰랐지만, 살아갈 수 있는 그 시간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알아가려고 하는 과정이었다.”



암 완치의 비결 같은 게 있다면 뭘까?

내가 치료와 건강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잡았던 키워드는 회복이었다. 몸의 회복 뿐만이 아니라 관계의 회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하나님과 나의 관계, 또 나와 우리 가족들 간의 관계, 나와 지인들과의 관계, 그리고 나와 내 마음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 했다.



암 진단 이전과 이후 삶을 비교해 본다면?

나의 암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분명하게 차이가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암 이후에는 경쟁에서 스스로 빠져나와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암 이전의 목표는 무조건 성공이었다. 성공과 그에 따른 물질적 만족이 다였다. 나는 스스로를 경쟁에 밀어 넣어서 항상 최고가 되려고 했고,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야근은 일상이었고 주말에도 쉬지 않고 항상 회사에서 보냈다. 암 진단 이후에는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고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금전적인 욕심도 없고 그냥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내가 무엇인가를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느낀다. 도도브로스라는 식당을 열게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픈 사람들은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사람을 만나서 조언도 듣고 속 털어놓고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어딜 가야 할지 잘 모를 수 있지 않는가. 우리 식당에 오시면 언제라도 같이 고민하고 얘기할 수 있다.



도도브로스를 차린 이유와 비전은 무엇일까?

아픈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고 위로가 필요할 때 쉽게 찾아 올 수 있는 공간으로 도도브로스를 만들고 싶다. 처음 오픈 했을 때는 ‘그냥 이런 식당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재료로 건강하게 조리하는 식당말이다. 아직은 나도 외식업에 대해 배우고 있고 또 코로나19 이후의 여파로 손님도 줄었지만, 어느 정도 성장하면 암 환우와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분을 위한 아이템을 늘리고 싶다.



워낙 좋은 식재료를 쓰다 보니 음식값에서 식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는데, 식재료는 어디에서 공급 받을까?

암 투병할 때 나는 농장이랑 직접 연결해서 식재료를 구입했다. 그 인연으로 도도브로스에서 쓰는 식재료도 농장에서 직접 공급을 받고 있다. 단가가 높은 무항생제 소고기를 사용하고 있고 야채들은 가급적이면 유기농, 무농약,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채소와 같은 일부 재료들은 친환경이나 무농약을 구할 수 없는 시즌이 있다. 그런 시즌에는 최소한 국내산 제품을 사용한다.


안타깝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암 진단을 받고 있는데, 그 분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죽음을 받아들일 마음으로 다 내려 놓은 사람들에게서 기적이 일어난다고 어느 유명한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당장은 자신이 암에 걸린 사실에 분노할 수도 있고 좌절도 하겠지만, 마음을 잘 풀어내고 현명하게 병을 치료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젊은 남자 환우들께 드리고 싶은 조언 중 하나는, 보호자인 가족들을 힘들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본인이 환자라고 보호자를 힘들게 하거나 기력 없다고 매일 핸드폰으로 게임만 하며 시간 보내지 말고, 직접 손과 몸을 움직여 가족을 위해 가벼운 간식을 준비하는 등 딱 할 수 있을 만큼의 일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좋은 음식 잘 챙겨 먹고 운동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가족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깨끗이 씻겨 나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가족이 화목해진다. 그러다 보면 가정에 치유의 에너지가 흐르게 된다. 현대의학 치료 요소도 중요하지만 관계를 회복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에서 치유 에너지가 작동하기 시작할 것이라 생각한다.

출처 : 암 전문 언론 캔서앤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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