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대장암 3기를 이겨낸 캔서앤서 홍헌표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대장암 수술 후 5년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자연치유 요법을 시행했다.
의학적으로는 임상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의사들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수술-항암치료-방사선치료 등 표준 치료만으로는 암을 완전히 제압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내 스스로 뭔가를 해야 한다면 면역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꾸준히 지키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그 중 하나가 족욕이었다. 수술 후 첫 2년간의 적어도 1주일에 5회 이상 족욕을 했다. 전기로 물을 섭씨 43도 정도로 유지해주는 족욕기를 구입해 매일 저녁 30분 정도씩 족욕을 했다.
암환자 자연치유센터 성모꽃마을을 운영하는 박창환 신부님께서 추천해주신 방법인데 하면 할수록 내 몸을 이롭게 하는 족욕이었다. 암환우 뿐 아니라 암을 앓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좋은 건강 법인데 4가지 건강 효과를 주기 때문에 나는 그걸 '1석4조 효과'라고 부른다.
족욕은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한의학에서는 혈액이 제대로 돌지 않는 게 만병의 근원이라고 본다. 혈액순환 장애는 한의학 뿐 아니라 서양의학에서도 여러가지 질병의 원인으로 꼽힌다. 섭씨 43도의 물에 발목 중간까지 담그고 있으면 발목까지의 온도와 그 위 온도 차이에 따라 혈액이 자연스럽게 순환하게 된다. 단지 동맥 정맥 등 큰 혈관을 따라 돌 뿐만 아니라 손끝 발끝의 가느다른 혈관까지도 혈액이 도달한다. 혈액순환이 원활하다는 것은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산소와 영양 공급이 잘 되고 혈관 속 노폐물이 잘 회수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혈관이 깨끗해질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두번째 효과는 체온 상승이다. 족욕을 하면 손발이 따뜻해지고 어느새 온몸에서 열감이 느껴진다. 체온은 면역력과 직결돼 있다. 일본의 한 연구에 따르면 체온이 1도 낮으면 혈액 속 백혈구 등 면역 세포의 활동이 정체돼 면역력이 30% 떨어진다고 한다. 반대로 체온이 39.5~40도가 되면 혈액순환 신진대사 기능이 최고 수준이 되면서 암세포가 사멸하기 시작한다는 연구도 있다.
정상적인 심부체온은 36.5도인데 암환자의 체온은 35도 이하인 경우가 많다. 체온을 높이는 방법으로 운동 체온을 높이는 음식 섭취 쑥뜸 족욕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 장소 시간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으면서 효과도 높은 게 족욕이다. 족욕 덕분에 혈액 순환이 잘 되고 체온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땀이 난다. 이 땀은 그냥 수분이 아니라 몸 속 노폐물과 독소를 함께 배출하는 땀이다. 나의 경우에도 족욕을 하면서 흘린 땀을 만져보면 끈적끈적할 때가 많았다. 혈액순환이 잘 되고 땀을 흘려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고 나면 우리 몸은 기분좋게 운동을 하고 난 뒤처럼 나른한 상태가 된다. 이는 곧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이 된다. 숙면은 심신 이완을 가져오고 면역 호르몬 분비가 잘 되도록 한다.
이같은 1석4조 효과 덕분에 족욕은 면역력을 높이는 최고의 방법으로 꼽히는 것이다. 족욕을 할 때 물의 온도는 41~43도가 적당하고 시간은 30분 정도가 좋다. 복장은 땀 배출이 잘 되도록 얇은 게 좋다. 몸이 차가운 사람은 1주 이상 땀이 잘 안 날 수도 있다. 하지만 꾸준히 하면 곧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족욕기 구입이 부담이 된다면 다소 번거롭지만 뜨거운 물을 계속 양동이에 갈아가며 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