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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항암 부작용 준비- 쉐이빙과 가발 꿀팁, 세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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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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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허투양성 유방암(3C) 환우 세이디입니다.

2024년 7월 암 진단을 받고 선 항암 6회, 전절제술, 방사선 25회를 마친 뒤 현재 후 항암 중인데요, 유방암 환우라면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인 탈모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살면서 민머리를 경험할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한다고 해도 잘 되지 않는 부분이 바로 탈모로 인한 외적인 변화인 것 같아요. 다른 항암 부작용들이 신체적 고통을 수반한다면, 탈모는 정신적, 감정적 충격과 어려움을 초래하죠. 저는 이 부분을 어떻게 준비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 과정과 소소한 꿀팁들에 대해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14일의 마법”을 아시나요?

유방암 환우들 사이에서 통하는 말이죠? 저도 선항암을 준비하며 알게 되었고, 첫 항암 후 14일이 지나면 머리가 빠지겠구나... 너무 충격받지 말아야지! 하며 나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답니다.

저는 선항암 1-3차까지는 요양병원에서 생활을 했는데요, 요병에서 만난 유방암 선배 언니가 이발기가 있으니 자기가 직접 쉐이빙을 해 주겠다며 언제든 요청하라고 하셨어요. 대답은 했지만 아직 빠지지도 않은 머리를 민다고 생각하니 왜 그리 용기가 나지 않았는지...

사실 유방암 진단 후 선항암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깨까지 내려왔던 웨이브 긴 머리를 단발로 잘랐어요. 긴 머리에서 갑자기 민머리가 되면 적응이 안 될까 봐 똑 단발로 자른 건데, 단발에서 민머리도 선뜻 용기가 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첫 항암을 하고 와서 10일째 되는 날 숏컷으로 이발을 하고 왔습니다. 12일, 13일이 되어도 머리가 빠지지 않는 것 같자, 내심 “나는 예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살짝 생겼어요. 하지만 그런 기대가 무색할 만큼 14일이 지나자 머리가 한 움큼씩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올 것이 왔구나! 하면서도 왜 쉐이빙이 망설여지는지... 머리가 한참 빠지고 대머리 독수리와 비슷한 비주얼이 되자 그때서야 쉐이빙을 결심하게 되었죠. 어쩌면 민머리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기까지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나 봐요.

Q. 쉐이빙은 언제 하는 게 좋을까요?

 

정답은 없지만, 상황에 따라 참고할 수 있는 장단점을 정리해 보았어요.

 

1. 머리가 빠지기 전 쉐이빙

 

장점: 머리가 빠지는 모습을 직접 보지 않아 심리적 충격이 덜하다.

특히 긴 머리일수록 머리 엉킴, 청소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두피통(두피 통증) 전 쉐이빙을 하면 불편감이 덜하다.

 

단점: 아직 빠지지 않은 머리를 미는 데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짧을 수 있다.

쉐이빙을 빨리 하게 되면 머리에 남아있는 샤프심처럼 작은 모발들이 빠지기 때문에 그

샤프심들이 베개나 옷에 박혀 살을 찌르게 되어 불편하다.

이런 경우 돌돌이로 자주 머리를 밀어줘서 샤프심 모발을 제거해 주면 훨씬 낫다.

 

2.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 쉐이빙

 

장점: 외모 변화를 점진적으로 받아들일 시간이 확보된다.

자연 탈모 부위는 피부가 부드럽고 까끌함이 덜하다. 어느 정도 탈모가 진행된 이후 쉐이빙

을 했기 때문에 샤프심이 상대적으로 적고 머리가 반들반들한 부위가 많다.

 

단점: 빠지는 현장을 직접 겪으며 감정적으로 힘들 수 있다.

긴 머리의 경우 머리 엉킴이 심하다.

두피통이 생긴 상태라면 쉐이빙 시 통증이 있어 불편하다.

 

3. 자연 탈모 (쉐이빙 하지 않음)

 

장점: 샤프심을 경험하지 않아도 되고 완전탈모 후 머리가 반들반들하다.

 

단점: 민머리보다 듬성듬성 빠진 머리가 더 외관상 보기에 좋지 않다.

빠진 머리카락을 청소하는데 스트레스가 크다.

 

저는 머리가 절반쯤 빠진 시점에서 쉐이빙을 했고, 제가 생각보다 머리숱이 많았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샤프심을 경험하고 싶지 않아 자연적으로 빠지게 놔둘까? 도 생각해 봤지만, 머리카락 뒤처리가 귀찮아서 최대한 내 손으로 머리카락을 제거한 후 쉐이빙을 했어요.


이제 쉐이빙을 했으니 부끄러운 민머리를 가릴 준비를 해야겠죠?

항암비니와 가발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결론만 말씀드리면 항암 중에는 가발을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두피통이 오고 부작용으로 몸이 힘들면 솔직히 모자도 귀찮고 다 귀찮아요.

컨디션이 좀 나아지고 살만해야 가발도 쓰고 밖에 나가고 싶고 사람도 만나고 싶더라고요.

특히나 여름철에 항암을 하는 경우 너무 더워서 가발은커녕 모자도 쓰기 싫을 거예요. 저는 한여름인 7월 말에 첫 항암을 시작했기 때문에 혼자 있을 땐 모자를 벗고 민머리 상태로 있었어요.

후 항암을 하는 지금에서야 가발을 애용하고 있습니다.

 

Q. 가발은 어떤 가발을 준비해야 하나요? 가격대는 얼마인가요?

 

저는 세 종류의 가발이 있어요. 각각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말씀드릴게요.

 

1. 앞머리 가발 (머리띠형 부분 가발)

착용 시간: 1초. 머리띠만 하면 끝!

장점: 가볍고 시원하다, 모자와 함께 쓰면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단점: 머리띠 형태라 귀 옆이 오래 쓰면 약간 불편하고 아프다.

가격: 6만 원대 (인모 블렌딩)

 

세 종류의 가발 중 가장 많이 애용하는 가발이에요. 앞머리와 옆머리 조금으로 구성되어 있어

답답하거나 덥지 않고 모자를 쓰면 감쪽같아요. 집 앞에 잠깐 외출 시 활용도 만점입니다.

 

2. 모자 가발

(1) 일체형: 모자에 머리가 붙어 있는 형태

장점: 1초 착용 가능하다, 편리하다.

단점: 모자 교체가 불가능하다. (스타일 다양화 어려움)

가격: 3~5만 원대가 합리적인 가격이라 생각된다.

(2) 분리형: 정수리망 + 모자 조합. 모자는 따로 구매.

장점: 모자에 따른 스타일 다양화가 가능하다, 통가발에 비해 답답하지 않다.

단점: 통가발처럼 가발 하나만 착용은 불가능하다. (정수리 부분이 망사로 되어 있기 때문)

가격: 5만 원대 (인조모 긴 머리)

 

저는 2번 분리형 모자 가발을 샀어요. 여름엔 여름모자, 겨울엔 겨울모자로 사계절 모두 사용

가능하지만 여름엔 어떤 가발이든 정말 더워요.

 

3. 통가발 (풀가발)

장점: 모자 없이 가발 하나만 쓰고 외출이 가능하다. 겨울철엔 따뜻하다.

단점: 착용이 번거롭고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리며, 여름에는 덥다.

머릿속이 간지러울 때 긁기가 애매하다.

추천: 복직 예정자, 공적인 활동이 많은 경우에 추천한다.

가격: 7만 원대 (단발)

 

통가발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아요. 정수리 부분 맞추는 것도 그렇고 가발 착용

시간이 좀 더 걸립니다. 통가발은 모자를 쓰지 않기 위해 착용하는데요, 사실 비싼 가발을 사지

않으면 정수리 부분에서 가발 티가 나서 어차피 모자를 쓰게 되더라고요. 따라서 항암을 하며

복직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통가발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통가발을 선호하시는 분이라면 통가발은 저렴이보다 조금 투자를 하셔서 수제가발을

사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이렇게 가발 종류 각각 하나씩 3종을 가지고 사용하고 있고, 모자를 다양하게 사서 스타일을 내고 있습니다. 가발비용은 도합 20만 원 안쪽으로 들어갔어요.

가발이 생각보다 불편하고 덥고 (물론 겨울엔 따뜻하지만요) 귀찮아서 자주 써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러니 처음부터 가발을 다 구비해 놓으려고 하시기보다는 시차를 두고 필요성이 느껴질 때쯤 하나씩 구입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 본 콘텐츠는 작성자의 실제 경험에 기반한 개인 사례이며, 의료적 판단이나 치료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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