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 경험 공유

#5 TCHP 항암 부작용 - 생존 팁 공유, 파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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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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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글에서는 제가 항암을 하면서 어떤 부작용들을 겪었고, 어떻게 관리하고 버텨냈는지 제가 해봤던 방법에 대해서 쭉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겪는 부작용의 종류와 강도는 천차만별이니 제 경험이 모든 분께 똑같이 적용되진 않을 거예요. 그래도 항암을 앞두고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궁금해하실 다른 환우분들에게 제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인터넷에 정보는 많지만, 너무 다양하게 많아서 저는 더 막막하고 두렵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아, 이럴 수도 있구나', 혹은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는 작은 정보나 위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적어봅니다.

먼저 저는 삼중양성 2기로 TCHP 선항암을 6회 진행했고, 이후에 전절제 수술에 확장기를 했습니다. 림프 전이는 없었고 그래서 허셉틴 단독 표적치료를 하고 있고, 호르몬치료로는 페마라 복용 중입니다.

1. 소화기계와의 사투. 위, 장, 식도         

- 소화불량 (위장 운동 멈춘 느낌): 초반 차수에 특히 심했는데, 뭘 먹어도 소화가 안 되고 꽉 막힌 느낌이었어요.

저의 경험: 처방받은 소화제가 여러 종류 있었는데, 하나만 먹기보다 상태에 따라 번갈아 먹는 게 좀 더 도움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교수님께 좀 자세하게 말씀드리면 다양한 약을 처방해 주셨고, 이것저것 먹어보면서 상황에 맞는 걸 찾아나갔어요. 그리고 매 끼니 후에 키위를 하나씩 꼭 챙겨 먹었어요. 소화 효소가 많다고 해서 꾸준히 먹었는데, 꽤 큰 도움이 됐어요.

 

- 변비: 소화불량과 함께 찾아왔는데, 이것도 초반에 특히 더 힘들었어요.

저의 경험: 처방받은 변비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을 때가 많아서 밤에 배를 움켜쥐고 고생한 적도 있어요. 돌이켜보면 항암 중에 움직임이 너무 줄었던 게 악화 요인 아니었을까 싶어요. 가능하다면 가벼운 걷기라도 꾸준히 하는 게 변비 예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설사: 변비가 끝나갈 때쯤이면 어김없이 찾아왔어요. 2-3일 정도 지속됐고요.

저의 경험: 약 처방은 받았지만, 심하지 않다면 굳이 약을 먹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멈추기를 기다렸어요. 개인적으로는 꽉 막힌 변비보다는 오히려 그동안 쌓였던 속이 비워지니 좀 더 견디기 수월하다고 느꼈거든요. (물론 너무 심하면 꼭 의료진과 상의하고 약을 드셔야 해요!)

 

- 식도염 추정: 어느 날 사과를 먹다가 목에 걸렸는데 그게 무슨 짓을 해도 내려가질 않는 거예요. 물을 마시니까 그 물이 사과는 내리질 못하고 주변으로 내려가느라고 극심한 고통이 있었어요. 주말 밤이라 응급실밖에 답이 없어서 그냥 참고 일단 잠을 잤는데 아침에 다행히 내려가 있더라고요. 아마 잠들면서 몸에 긴장이 풀리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 사건 이후 속 쓰림과 신트림으로 고생을 했는데 아마 그때 난 상처로 인한 식도염이지 않았을까 해요.

저의 경험: 이때는 처방받은 케이캅정을 며칠 먹고 좋아졌어요. 식도염증상이 나타난다 싶으면 바로 케이캅을 먹었어요. 속 쓰림이 계속된다면 참지 말고 진료 시 꼭 말씀드려 보세요.

 

2. 머리, 피부, 손톱  

- 탈모 (머리카락, 그리고 온몸의 털): 14일 차에 정말 딱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어요.

저의 경험: 저는 빠지기 시작한 날짜에 맞춰 미리 쉐이빙을 했어요. 어차피 빠질 머리, 엉켜서 스트레스받느니 미리 미는 게 속 편하더라고요. 눈썹과 속눈썹은 다행히 많이 살아남았는데, 막항 후에 오히려 속눈썹이 거의 다 빠졌어요. 저는 눈썹문신은 안 했는데 결과적으론 안 해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이건 개인차가 크니 충분히 고민해 보세요! 많이들 하는 걸 추천하시긴 하더라고요.

 

- 피부 트러블 (모낭염, 기미): 얼굴과 손등에 트러블이 올라왔었어요.

저의 경험: 얼굴에 붉게 트러블이 올라왔는데 교수님이 모낭염이라면서 동네 피부과 진료를 권하셨고, 처방받은 폼클렌징이랑 에스로반을 바르고 금방 좋아졌어요. 손등에도 붉게 올라왔는데 항암 주사 맞을 때 얼음주머니를 올려놓으라고 하셨어요. 그 뒤로 손등은 괜찮았는데 얼음주머니가 효과가 있던 건지 확실히는 잘 모르겠긴 해요. 어쨌든 자잘한 트러블이라도 꼭 의료진에게 보여드리고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기미처럼 보이는 잡티는 표적치료 끝나고 관리하려고 일단 지켜보고 있어요.

 

- 손톱 변화: 항암 중반부터 손톱 색이 변하고 약해졌어요.

저의 경험: 손톱 영양제를 꾸준히 발라봤지만 저는 큰 효과를 못 봤어요. 오히려 혈종 교수님 말씀처럼 손끝을 자주 눌러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게 더 낫다고 느꼈고요, 손톱은 항상 짧게 깎아서 관리했어요. 그런데도 어느 날 갑자기 손톱 속에서 피가 나고 그게 굳어서 손톱이 새까맣게 되었어요. 항암나이테가 생기는데 그중 얇은 부분이 자주 찢어져서 많이 불편했어요.

 

3. 그 외 여러 감각        

- 미각 변화 (쓴맛, 맛 못 느낌): 주사 맞고 나면 5일 차쯤부터 10일 차까지 입안이 까끌거리면서 맛이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저의 경험: 뭘 먹어도 쓴 맛이 났어요. 이건 정말 방법이 없었던 것 같아요. 후각은 살아있어서 맛있는 냄새에 기대하고 한입 먹으면 너무 써서 슬픈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그나마 차가운 음식이나 과일, 신 음식이 그나마 먹혔어요. 냉면이 그렇게 당기더라고요. 미각도 엄청 예민해져서 물에서도 비린맛이 났어요. 이것저것 시도해 보면서 자기한테 맞는 그나마 먹을 만한 걸 찾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코피: 초반 차수에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자주 났어요.

저의 경험: 저는 코 점막이 약한 편이라 더 심했던 것 같아요. 딱히 예방책은 없었고, 언제 터질지 모르니 항상 휴지를 넉넉히 가지고 다녔어요. 다행히 후반부로 갈수록 빈도가 줄었어요. 코피 나는 거엔 연근이 좋다고 하고 너무 심하면 이비인후과에서 콧 속을 지지기도 한대요.

 

- 손끝 저림: 큰 불편함은 아니었지만 계속 감각이 둔하고 저릿한 느낌이 있었어요.

저의 경험: 이것도 특별한 대처법 없이 그냥 '언젠간 좋아지겠지' 하고 기다리고 있어요. 다른 힘든 증상에 비하면 미미해서 크게 신경 쓰진 않았어요. 막항 4개월 차인데 아직도 완전히 좋아지진 않았어요.

 

- 눈꺼풀/눈 밑 떨림: 피곤할 때 떨리는 수준이 아니라 아주 심하게 떨렸어요.

저의 경험: 이것도 특별한 방법 없이 시간이 해결해 줬어요. 다만 떨림이 너무 심해서 표정 관리가 안 돼서 난감할 때가 있었죠. 그냥 '이것도 부작용이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어요.

 

- 눈물: 눈물길이 좁아져서 생긴 증상이었는데, 야외에만 나가면 눈물이 미친듯이 났어요.

저의 경험: 이건 꼭 안과 진료를 받아보세요! 저는 협진을 통해서 눈물 전문 교수님께 진료받고 처방받은 안약을 꾸준히 넣고 있고 많이 좋아졌어요. 심해지면 관을 삽입하는 등의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하니, 참지 말고 진료받는 게 중요해요.

 

4. 체력, 통증, 부종  

- 심박수 증가: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빨리 뛰었어요.

저의 경험: 저는 이게 너무 걱정돼서 바로 외래 진료를 봤어요. 걷기만 해도 심박수 150을 찍었어요. 교수님은 피곤해서 그럴 수 있다고 하셨고, 실제로 항암이 끝나고 체력이 회복되면서 점차 안정됐어요. 그래도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꼭 의료진에게 알리고 확인하는 게 마음 편해요.

 

- 부종: 항암 후반부에 다리가 심하게 부었어요.

저의 경험: 지압 슬리퍼, 차, 스트레칭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 봤는데, 저에게 가장 효과가 좋았던 건 꾸준한 스트레칭과 의료용 압박스타킹이었어요! 스타킹은 바로바로 효과가 보여요. 처음엔 답답할 것 같았는데, 신기하게도 다리가 붓는 걸 막아줘서 훨씬 가볍게 느껴지고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됐어요. 부종으로 고생하신다면 꼭 한번 시도해 보세요.

 

- 근육통/관절통: 초반엔 심하지 않았는데 마지막 항암 즈음엔 뻣뻣하게 몸이 굳는 느낌이었어요.

저의 경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지만 한계가 있더라고요. 이건 정말 꾸준한 운동만이 답인 것 같아요. 수술 후 회복하면서 운동을 통해 유연성을 되찾는 게 목표예요. 오히려 수술 이후에 페마라 복용하면서 관절통은 훨씬 심해졌는데 현재는 MSM을 먹고 있습니다.

 

- 체력 저하: 마지막 항암 즈음엔 정말 체력이 바닥이었어요.

저의 경험: 부종 관리가 체력 회복에도 중요했어요. 부종이 빠지니 걷기가 수월해지고,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걸으면서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체력 회복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조급해하지 말고 몸 상태에 맞춰 천천히 늘려가는 게 중요해요.

 

 

그 동안 정말이지 온갖 부작용을 겪으면서 '이게 다 끝나긴 할까?' 싶었던 날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결국 그 시간들도 다 지나가더라고요. 물론 그 과정이 쉽다는 말은 절대 아니에요.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가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이 있고, 이 힘든 시간도 언젠가는 끝난다는 거예요.

가장 중요한 건 힘든 증상이 있다면 참지 말고 꼭 의료진과 상의하는 거예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참고하되, 너무 불안해하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이 글이 항암 치료라는 어려운 과정을 헤쳐나가고 있는, 또는 앞으로 헤쳐나갈 모든 분들께 작은 용기와 정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 모두 잘 해낼 수 있어요!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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