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 자유 이야기

안녕하세요, 대장암 수술한 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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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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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정기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 중 용종처럼 보이는 병변이 발견됐고, 조직검사 결과는 암이었습니다. 다행히 전이는 없었지만 ‘인공항문’이라는 단어는 제 인생에 큰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30대 초반의 평범한 직장인이자,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입니다. 평범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암이라는 단어가 너무 이르게 제 인생을 찾아온 느낌이었습니다.


2025년 4월, 전신마취 하에 수술을 받고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극심한 통증 속에서 배에 장루 주머니가 부착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순간부터 절망감이 밀려왔고,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라는 막막함이 가슴을 짓눌렀습니다.


하지만 수술 후 회진을 오신 교수님께서 “6개월 정도 장루를 사용하고 복원수술을 하자”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일말의 희망이 보였고, 저는 그날부터 마음을 조금씩 추슬렀습니다. 장루 간호 교육도 열심히 받고, 수술 후 10일 만에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에는 솔직하게 상황을 알리고 병가를 얻어 현재는 회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내 몸을 너무 몰아붙였고, 돌보지 않았다는 것을.


지금은 이 시간을 ‘회복’과 ‘성찰’의 시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암이라는 진단은 두렵지만, 조기에 발견되어 치료받을 수 있었던 점, 복원 수술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분명 희망입니다.


아직은 이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게 두렵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저처럼 젊은 나이에 대장암을 마주한 누군가에게, 혹은 건강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가는 많은 분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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