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 자유 이야기

'입에 맞는 것'과 '몸에 맞는 것'은 다르다는 걸 알게 됐어요(광고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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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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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하고 나서 한동안 ‘예전처럼 먹을 수 있다’는 기대를 계속 했던 것 같아요.

식욕은 돌아오는데 막상 먹고 나면 속이 불편하고,

설사나 복부 팽만감이 반복되니 “내가 뭘 잘못 먹었나?” 싶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식사에 대해 ‘입에 맞는 것’이 아니라 ‘몸에 맞는 것’을 먼저 생각하게 됐어요.

예전 같으면 그냥 안 맵고 순한 걸 찾았겠지만 요즘은 “단백질은 충분한가?”, “짜지 않을까?”,

“조리법은 괜찮은가?” 같은 걸 먼저 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한동안은 반조리 식단 서비스를 병행해보기도 했어요.

저는 ‘그리팅’이라는 곳에서 암환자 식단을 따로 구성해두었길래 며칠치만 주문해서 먹어봤어요.

간이 세지 않고, 재료도 편안한 편이라 직접 차리는 날 사이사이에 끼워 넣기 괜찮더라고요.

무엇보다 전자레인지에 3분만 데우면 바로 한 끼가 완성되니까 “식사는 챙겨야 하는데 힘들다” 싶은 날에 정말 도움이 됐어요.

요리와 설거지를 아끼는 것만으로도 몸도 마음도 조금 가벼워졌달까요?


물론 매번 그렇게 먹진 않지만 너무 짜지도 너무 기름지지도 않은 한 끼를 고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복잡한 준비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제게는 꽤 큰 위안이 됐어요.


지금은 식사 속도를 줄이고,재료나 조리법도 조금씩 살펴보면서 예전보다 더 ‘나한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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