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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암 치료하는 동안 가장 상처받은 말과 위로받은 말들, 보들보들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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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보들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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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암 진단을 받은 그날,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도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바로 주변 사람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와 마주하는 일이었어요. 병 자체만큼이나, 때로는 그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던 건 ‘위로’라는 이름 아래 건네진 말들이었습니다.

제가 암 환자로 지내온 3년 동안, 가장 힘들고 상처받았던 말들을 떠올려 봅니다.

누군가에겐 별것 아닐 수 있지만, 고통 속에 있는 사람에게는 그 말이 깊은 흔적을 남기곤 하더라고요.

다음은 저에게 위로로 다가오지는 못한 말들이에요.

항암치료중 가장 상처받은 말들 5가지

  1. "암 왜 걸린 거래?"

    병의 원인을 묻는 질문은 환자에게 죄책감을 안깁니다. 환자 스스로도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많고, 나도 그랬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어디서 실수했나 자꾸 돌아보게 돼요. 그래서 더 힘들어요.

  1. "요즘 암은 암도 아니래."

    의학이 발전했다는 말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환자에게는 고통과 두려움을 축소하거나 무시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암은 여전히 생명을 위협하는 병이고, 치료 과정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

  1. "암 그거 감기 같은 거야."

    감기처럼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병이 절대 아닙니다. 이렇게 말할 때마다 내가 겪는 고통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너질 때가 있었어요.

  1. "요즘 암 치료 엄청 잘 된대."

    희망을 주기 위해 하는 말이란 걸 알지만, 현실적으로 치료가 쉽지 않거나 예후가 불확실할 때는 오히려 좌절감이 더 커집니다. 환자의 상황을 먼저 이해하는 태도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2. "괜찮아? 힘내! 다 잘될 거야!"

    긍정의 말이 때론 현실을 무시하는 듯 느껴집니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말해야 하나’ 싶은 부담감이 생기고, 오히려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힘내”라는 말 대신,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될 때가 많았습니다.

항암 치료중 저에게 진짜 힘이 되었던 말들은 그 안에 따뜻함과 배려, 다정함이 담긴 말들이었습니다.

아래의 말들은 저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었어요.

항암치료 중 위로와 용기를 주었던 말들 5가지

  1.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 말해줘. 작은 거라도 꼭 도와줄게."

    도움을 강요하지 않고, 필요할 때 언제든 기댈 수 있다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1. "지금 네가 느끼는 감정이 너무 중요해. 마음껏 이야기해도 돼."

    내 감정을 인정받는 느낌, 그 자체만으로 힘이 났습니다.

  1. "내가 옆에 있어줄게. 필요하면 뭐든 함께할게."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 그 다정함이 정말 든든했습니다.

  2. "네가 이 싸움을 혼자 하도록 두지 않을게. 옆에 있을게."
    함께 있다는 약속,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힘이 됐습니다.

  3. "넌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정말 자랑스러워."
    결과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주는 말. 자기 자신을 탓하던 마음이 조금씩 풀렸습니다.

꼭 말이 아니어도 위로가 되는 순간들도 있습니다.

“이거는 먹을 수 있어? 나랑 같이 먹자!”
“너 생각나서 이거 보냈어!”


이런 소소한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가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위안을 주었어요.

암을 겪으며 느낀 건, 진짜 위로란 거창한 말이 아니라 상대방을 향한 진심이 담긴 아주 짧은 한마디, 혹은 작은 행동이라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꼭 암 환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따뜻한 말 한마디와 다정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던 순간들을 되돌아보며, 저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 본 콘텐츠는 작성자의 실제 경험에 기반한 개인 사례이며, 의료적 판단이나 치료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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