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 경험 공유

#5 대장암 4기 환자의 변비/설사시 도움되었던 음식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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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보들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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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제가 대장암 4기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겪었던 변비와 설사를 할 때마다 저를 도와주었던 음식 세 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매번 컨디션이 달라서 식단도 조금씩 바꿔가며 실험하는 기분으로 먹었는데, 그중에서도 유난히 저에게 맞았던 음식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엔 별 기대 없이 먹었고, 누가 권해주면 ‘정말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요,

그래도 직접 경험해보니 분명히 도움이 되었던 순간들이 있어서 이렇게 일기처럼 남겨봅니다.

  1. 나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나또’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평소에 나또를 즐겨 먹는 스타일은 전혀 아니었어요. 오히려 그 특유의 끈적한 식감과 냄새가 낯설어서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겨우 삼켰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항암 치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변비가 심해질 무렵부터 누군가의 추천으로 나또를 다시 시도하게 되었어요.

    그때 먹었던 건 쥐눈이콩으로 만든 나또였는데, 이상하게도 일반 콩보다 검은색 콩이 저한테는 잘 맞더라고요. 나또를 먹고 나면 변이 확실히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들었고, 변비가 올 것 같은 예감이 들 때는 3일 연속으로 챙겨 먹었습니다. 이런 저런 변비약을 써도 효과가 미미할 때가 많았는데, 나또를 먹고 나면 그나마 화장실 가는 일이 조금은 수월해지는 것 같아서 참 다행이었어요.

    물론 나또가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맞는 음식은 아니겠지만, 저에게는 확실히 도움이 되었던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나또를 먹을 때는 꼭 물도 충분히 마시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야 속이 더부룩해지지 않고, 장이 편안하게 움직이는 것 같아서요.


  2. 샤브샤브

    두 번째로 자주 먹은 음식은 ‘샤브샤브’입니다. 저는 외식보다는 집에서 해먹는 걸 선호해서, 코인 육수 하나 넣고 냄비에 각종 채소를 듬뿍 넣어 샤브샤브를 만들어 먹었어요. 배추, 숙주, 버섯, 청경채, 양파, 당근 등 냉장고에 있는 채소를 가능한 한 다양하게 넣었습니다. 고기는 컨디션에 따라 조금만 넣거나 아예 빼기도 했고요.

    샤브샤브가 좋았던 이유는, 일단 야채 섭취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는 점이었습니다. 항암 치료로 입맛이 없을 때도, 국물과 함께 부드럽게 익은 채소를 먹으면 속이 편안해지고, 장이 덜 자극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변비가 심할 때 샤브샤브를 한 끼 먹고 나면 다음 날쯤 화장실에 가는 게 한결 수월해지곤 했습니다.

    가끔은 채소만 넣어도 충분히 맛있었고, 너무 자극적이지 않게 소금이나 간장은 최소한으로만 첨가해서 먹었어요. 이런 식단이 반복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장이 편안해지는 느낌과 함께 심리적으로도 ‘나 스스로 뭔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작은 안도감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3. 채소 수프

    세 번째는 ‘채소 수프’입니다. 사실 이 음식은 저에게 변비뿐만 아니라 설사가 심할 때도 도움이 되었던 음식이에요. 저는 지인분이 처음 만들어서 선물해주신 여러 채소를 넣고 끓인 채소 수프를 자주 먹었어요. 물론 집에서도 비슷하게 만들어 먹을 때가 많았고요.

    무, 마늘, 양파, 당근, 브로콜리 등 제철에 맞거나 몸에 좋은 채소를 큼직하게 썰어서 냄비에 넣고 푹 끓인 스프였습니다. 특별한 조미료는 거의 넣지 않고, 채소 본연의 맛을 살린 스프라 사실 모두에게 권하기는 어렵긴 해요.

    항암 치료를 장기간 하다 보면 입맛이 자주 변하고, 자극적인 음식은 오히려 속을 더 불편하게 만들 때가 많았는데, 이런 채소 수프는 속이 편안하게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변비약을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거나, 변이 딱딱해서 힘들 때 이 수프를 며칠 연속으로 먹으면 몸이 한결 가벼워지곤 했어요. 그리고 설사가 심하게 반복될 때도, 소화에 부담이 적고 영양도 어느 정도 챙길 수 있어서 심적으로도 안심이 됐습니다.

    채소 수프는 아침 식사 대용으로도 자주 먹었고, 정말 구토증상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되어 몸이 많이 가라앉았을 때는 하루 한 끼를 이 수프로만 해결할 때도 있었어요. 특히나 위장에 부담이 적고 장 운동이 원활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저처럼 장을 일부 절제한 뒤 변실금 증상이나 설사가 잦은 분들도 많이 드신다고 하더라구요.


이렇게 저에게 도움이 되었던 음식 세 가지를 다시 떠올려 보니, 결국 답은 ‘채소’와 ‘자연 그대로의 식재료’였던 것 같아요.

특히 저는 익혀서 먹는 채소가 도움이 많이 되었네요.

물론 제가 경험한 효과가 모두에게 똑같이 나타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너무 힘들어서 약에만 의존하게 되는 순간을 벗어나게 되면, 일상에서 몸을 관리하기 위해 자연식 중심의 식단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역시 변비가 심하거나 설사가 오랫동안 반복될 때는 주저하지 않고 약의 도움을 받았고, 오히려 그게 더 안전할 때도 많았거든요. 항암제에 따라 부작용의 양상도 매번 달라지고, 장을 일부 절제한 뒤에는 평소와는 다른 증상이 생기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음식과 약 모두를 적절하게 병행하면서, 내 몸에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방법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 몸의 신호에 자주 귀를 기울이고,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아닐까 해요. 음식도 마찬가지로, 오늘은 나또가 잘 맞더라도 내일은 속이 불편할 수도 있고, 샤브샤브가 한동안은 좋았다가 갑자기 입맛이 떨어질 수도 있어요. 저 역시 매일 똑같은 식단을 고집하지 않고, 그때그때 몸 상태에 따라 다양한 시도를 해봤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닐 수 있지만, 저에게는 작은 음식 하나, 한 끼 한 끼가 그날 하루를 잘 버티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아참, 그리고 음식만으로 모든 증상이 해결되는 건 아닐 수 있으니, 증상이 심하면 꼭 의료진과 상의해서 약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하고 싶어요.


오늘도 제 일상에서 경험한 작은 노하우를 나누며, 모두 건강 잘 챙기시고 힘내시라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자신의 몸을 가장 잘 아는 건 자기 자신이라는 점, 잊지 마시고요. 우리 모두 오늘 하루도 잘 버텨내길 바랄게요.


※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 본 콘텐츠는 작성자의 실제 경험에 기반한 개인 사례이며, 의료적 판단이나 치료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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