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대장암 4기 진단을 받고 치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이 계실 텐데요, 저 역시 처음엔 어디서부터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 할지 막막하고 두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항암 치료를 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저를 많이 힘들게 했어요. 오늘은 그런 부작용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정기적으로 항암주사 및 약물복용 등을 처방해주는 상급병원 외에 어떤 기준으로 2차병원을 찾아보고 선택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꼈던 경험을 솔직하게 나누고자 합니다.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만 해도 ‘암’이라는 단어 자체가 참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담당 선생님께서 항암 치료를 바로 시작하자고 하셨고, 저 역시 일단 상급 병원에서 권하는 대로 따랐어요. 항암 치료를 시작하면서부터 구토, 설사, 변실금, 입안 염증 같은 부작용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변실금은 외출 자체를 어렵게 만들었고, 일상생활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어 힘들었네요.
초기에는 이런 부작용이 ‘암 치료라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담당 선생님께 불편함을 말씀드려도, “가능한 약은 다 처방해드렸습니다”, “이 정도면 잘 버티고 계신 거예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진료 시간도 짧고, 제 증상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워 답답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 시간이 몇 달 이어지다 보니, 점점 병원에 가는 것이 부담스럽고, 마음도 무기력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또 다른 병원에 상담을 받아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엔 ‘암요양병원’이라고 해서, 그냥 쉬는 곳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전화 상담에서 항암 부작용이나 수술 후 후유증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준다는 설명을 듣고 방문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첫 진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진료 시간이 충분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존에 다니던 병원에서는 몇 분 만에 진료가 끝나던 반면, 이곳에서는 제 병력, 최근 증상, 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차분하게 물어봐 주셨습니다. “언제 가장 힘드셨어요?”, “그때 어떤 마음이 드셨나요?” 같은 질문을 받으니, 저도 제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습니다. 항암 부작용 역시 무조건 참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으면서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병원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기준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항암 부작용 및 수술 후 증상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치료가 가능한지 였습니다.
제가 경험한 병원에서는 구토, 설사, 변실금, 피로감, 통증 등 증상에 맞는 관리를 맞춤형으로 진행해주셨습니다. 주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하면서 제 몸 상태를 체크하고, 필요에 따라 주사 치료를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저처럼 항암제 부작용이 심하거나, 피로감이 극심한 경우, 담당 선생님과 상의하여 치료 계획을 조정할 수 있었던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둘째, 충분한 진료 시간과 소통이 가능한 환경이었습니다.
큰 병원에서는 늘 바쁜 분위기라, 환자 입장에서 본인의 상태를 충분히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새로 선택한 병원에서는 진료 시간이 여유로워, 제 증상과 고민을 편하게 말씀드릴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불안이나 걱정이 한결 덜해졌던 것 같아요.
셋째,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지도 고려했습니다.
항암 치료 과정에서 다양한 치료비용이 발생하는데, 제가 다닌 곳에서는 보험 청구나 서류 준비를 도와주는 직원이 있어서 절차가 훨씬 수월했습니다. 이 부분이 실제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치료를 받으면서, 저는 구토 증상이나 설사, 변실금이 참 많이 완화되는 걸 느꼈습니다. 물론 모든 증상이 완벽하게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주기적인 관리와 상담을 통해 제 상태가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아 안심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병원을 다니면서 “이런 증상도 관리받을 수 있구나”, “내가 너무 참기만 해선 안 되겠구나”라는 걸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컸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평소에 호중구 수치가 자주 떨어졌는데, 이로 인해 항암 일정이 미뤄질까 봐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진료 과정에서 호중구 수치를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필요하다면 예방 주사도 맞으며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안심이 되었습니다. 또한,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입안 염증이나 피로감이 심해질 때도 담당 선생님과 상의해 그때그때 증상에 맞춘 처방을 받다 보니, 스스로 몸을 잘 돌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병원 환경도 생각보다 쾌적해서, 입원실이나 치료실이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입원 기간이 길어질 때는 간단한 산책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도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환자 수가 많아지면서 예약이 밀리거나 입원실이 부족하게 느껴졌던 적도 있지만, 저는 무엇보다 치료 과정에서의 소통과 맞춤형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느꼈기에 이런 점들은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항암 치료 후 곧바로 부작용 관리 치료를 받는 것이 저의 새로운 루틴이 되었습니다. 몸이 힘들 때마다 “여기서라면 조금 더 버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담당 선생님께서 늘 “환자가 본인의 몸 상태를 잘 이해하는 게 치료의 시작”이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저 역시 그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그저 힘든 걸 참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내 증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관리받으면서 스스로도 변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무엇보다 암 치료 여정에서 가장 두려웠던 것은 ‘내 몸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병원에서의 경험은 그런 두려움을 조금씩 이겨내게 해 주었고, 앞으로도 치료를 잘 견딜 수 있겠다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저처럼 항암 부작용이나 수술 후 증상으로 고민하시는 분이 있다면, 나에게 맞는 병원을 천천히 찾아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병원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나에게 맞는 치료 방안을 함께 고민해주는 곳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앞으로도 치료와 싸워야 하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나를 더 잘 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좋은 의료진과의 만남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와 비슷한 길을 걷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현명하게 치료 여정을 이어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 경험을 담아 보았습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힘내세요.
※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 본 콘텐츠는 작성자의 실제 경험에 기반한 개인 사례이며, 의료적 판단이나 치료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