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힛장이#3 림프절 전이로 인한 대장암3기 판정! 항암치료 과정 및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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힛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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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5

안녕하세요 힛장이에요.☺️

지난 포스팅에서는 수술 후 절제한 대장과

주변 림프절, 혈관 등의 검체를 조직검사에 보냈다는 이야기까지 들려드린 것 같아요. 

이 조직들을 검사해야 제대로 된 병기가 나오거든요.

 

제가 처음에 내과에서 받아 갔던

조직검사 슬라이드 재판독 결과,

용종을 떼어낸 절단면, 그 뿌리부분에 암 세포가 남아있어서 이렇게 외과적 수술을 받게 된 케이스였다는 것 기억하시나요?

 

점막층보다 좀 더 깊은 점막하층까지

암세포가 있다고 판독되었고,

절단면에 잔여암이 있다는 결과를 받아

복강경 수술을 받게 된 것이었는데,

정작 수술 후 잘라낸 대장 검체를 검사했더니

절단면에는 암세포가 전혀 없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조직검사 결과 상 암이 있던 자리가

No residual tumor이더라구요?!

대장에 남아있는 암세포가 없었습니다. 

처음 건강검진했던 내과에서

깨끗하게 잘 긁어 떼어냈던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림프절 전이였습니다. 

수술 시 대장 주변의 58개의 림프절을 함께 절제하였는데 그중 1개의 림프에 전이가 발견됐습니다.

 

대장은 안쪽으로부터

점막층 -> 점막하층 -> 근육층 -> 장막층 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바깥쪽의 장막층 밖에 림프절이 위치합니다.

아니, 암이 장막층을 뚫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장막층 바깥에 있는 림프절에

전이가 있을 수 있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암 크기가 아무리 점막층 근처에 얕게 위치하고 

작다고 하더라도,

근육층, 장막층을 안 뚫었다고 하더라도, 

림프절 전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대장암의 병기상 림프절에 전이가 있다는 것은 

대장암 3기라는 뜻이며

이는 곧 항암치료를 해야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저는 23년 9월 28살이던 해의 초가을,

림프절 전이 1개로 인하여

대장암 1기에서 대장암 3기

중증 암 환자가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종합병원과 ㅂㄷㅅㅇㄷ병원, 두 병원에서

대장에 암세포가 남아있다는 결과가 나와

수술을 진행하였던 케이스였는데 

정작 잔여 암세포는 없었고

수술을 통해 림프절 전이를 발견하게 되었던 거죠.

 

기적이었던 걸까요? 

왜 암세포가 남아있다는 결과가 나왔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렇게 수술을 하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림프절 전이는

수술 후  검체를 조직 검사해 보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었거든요.

수술을 하지 않았더라면

전이되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살아가다가

간전이, 폐전이로 악화되어

대장암 4기에 발견되었을 수도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림프전이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는 곧 미세한 잔여 암세포가 제 몸속 어딘가에 남아있을 수도 있을 가능성을 의미하였습니다.

그 가능성을 없애기 위한

예방 차원의 항암치료를 받기로 하였고

방사선 없이 약물로만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저의 항암치료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자녀계획이 있었으며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였기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제 가임력 보존이었습니다.

항암 후에는 난소 능력이 퇴화되어

가임력을 상실할 위험이 컸기에

우선 난자를 채취하여 냉동 시켜둔 뒤 

항암에 들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여포자극호르몬제, 조기배란방지제, 과배란유도제, 황체형성호르몬자극제

4개의 주사제를 10일 동안 하복부 주변으로 자가투여하였고 대장암 수술에 비하면 통증은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난포가 마구 자라면서

배가 굉장히 둔탁하고 묵직한 느낌이 들었고

소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몸이 무겁고 전신피로감이 있더라구요.

 

그렇게 난자 채취 당일이 되었고 20개의 난자를 뽑아 상태가 좋은 18개의 난자를 동결시켰습니다.

많이 채취해도 난자의 질이 낮은 경우 5~6개밖에 못 얼리는 경우도 흔하다고 하던데 비교적 여러 개의 난자를 보존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습니다.

 

다만 대장암 수술 후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여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지 

수술 후 혈압이 80/50 수준으로 낮아져

2~3시간 정도의 회복실 신세를 졌고

수술 후 10일 정도 복수가 가득 차

만삭의 임산부 수준으로 배가 불러있었습니다.

 

그래도 항암 전에 난자를 얼려두니

마음이 든든하더라구요.

너무나도 만나고 싶은 미래의 제 2세를 위해서

이 정도 불편함은 몇 번이고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항암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항암과 동시에 직장에 복직하였습니다.

복직을 한 이유는

일상에 루틴이 있어야

저의 회복에 더 긍정적일 것 같았거든요.

직장만 다녀도 규칙적인 수면패턴과  식사시간, 일정한 활동량이 보장되니까요.

오히려 집에 누워서 쉬는 것보다는 직장을 다니는 게 더 이로울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항암은 옥살리플라틴과 젤로다라는 약물로

진행되었습니다.

3주에 한 번씩 ㅂㄷㅅㅇㄷ병원에 내원하여

2~3시간 정도 옥살리와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각종 약물을 정맥 투여하였고,

젤로다는 집에서 2주간 자가복용 후

1주간의 휴약기를 가졌습니다.

 

첫 항암 후 느꼈던 부작용은

옥살리, 젤로다 항암의 대표적 부작용인 수족 증후군이 생겨 손끝 발끝의 감각이 민감해졌습니다.

또한 차가운 감각에 대하여 감각 과민이 생기는데 

쌀쌀해지기 시작하던 초가을에 시작한 항암이었던지라 찬바람이 불거나 쇠젓가락, 냉장고 문 등의 금속을 잡을 때 손 끝이 찌릿거리고 아프더라구요.

 

이러한 부작용과 증상에 대하여

항암 전 원내 교육을 충분히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몸으로 직접 느껴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불편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3주 뒤 2차 항암을 진행하니

증상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항암제는 몸에 누적이 되며 점차 부작용의 강도가 높아집니다.

확실히 1차 때보다 심한 수족 증후군과 감각이상이 나타나 찬바람 속에 호흡만 해도 목구멍이 가시가 돋는 듯 아팠고. 벌에 쏘인 것처럼 입술과 눈 점막이 저리고 따가웠습니다.

 

그래도 1차, 2차까지는 어느 정도 견딜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을 보아

항암 전 막연하게 상상했던

"최악의 컨디션" 수준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데에 큰 무리가 없었으니까요.

 

3차 항암부터 정말 힘들었습니다.

11월이 되어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수족증후군이 너무 심해졌고 

손끝은 더 이상 따갑다 못해 얼음송곳에 수백 번씩 찔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양말 3겹을 겹쳐 신어도 발끝이 따가웠습니다.

바람에 너무 민감해져서

외부에서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손끝이 아팠고, 

더 이상 밖에서는 핸드폰을 볼 수 없게 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식사를 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3차 항암 이후부터는 메슥거림이 심해져 토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구가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하로 체중이 빠지거나

백혈구 수치가 저하되면 항암 진행이 어렵기에

끼니는 절대 거르지 않았습니다. 

이 시기에는 정말 먹어도 먹어도 살이 안 붙더라구요.

4차 항암부터는 열이 37.8도까지 시도 때도 없이 올랐다가 내려가고를 반복했고 손도 쥐가 나듯이 구부러지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최악의 컨디션"이라는 느낌을 4차 때 느꼈습니다.

온몸의 세포들이 죽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운이 없어서 목소리도 점차 작아졌습니다.

이 시기에 손, 발에 작은 검은 점들이 생겼다는걸

발견했습니다.

진짜 나 암환자구나 싶더라구요.

 

4차 항암 시기는 겨울이었다 보니

굉장히 힘들었으나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았습니다.

뭔가 항암제에 지는 느낌이 드는 게 싫었거든요. 

항암으로 인해 제 일상이 무너지는 게 싫었습니다. 

이겨내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내 인생에 한 번 견뎌내야 할 고통이라면

차라리 팔팔한 20대 때 견디는 게 낫다"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버텼습니다.

 

그렇게 4차 항암까지 진행한 후

ctDNA라고 하는 중요한 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항암을 여기서 종료할지,

8차 항암까지 진행할지 여부가 결정되는 굉장히 결정적인 검사였습니다.

 

검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이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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