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증상 없어…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3배 많아
암 세포는 혈관이나 림프절을 타고 다른 장기로 퍼진다. 이를 전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암 세포가 전이됐는지를 명확하게 모르는 부위가 있다. 바로 복막이다. 과거엔 암이 복막으로 전이됐으면 "손을 쓸 수 없다"며 적극적인 치료를 시도하지 않기도 했다. 복막이 어느 부위길래 복막으로 전이된 암이 치명적인지, 주로 어느 암에서 복막으로 전이가 잘 되는지, '복막 전이암'에 대해 알아본다.
모든 장기 바깥을 덮고 있는 얇은 막 '복막'
복막은 대장이나 소장, 간, 자궁, 질 등 우리 몸 속 모든 장기의 바깥을 덮고 있는 얇은 막이다. 장기끼리 달라 붙지 않도록 해서 각각의 장기들의 기능이 원활하도록 돕는다. 복막 전이는 말 그대로 얇은 막에 암 세포가 퍼졌다는 의미다. 어떤 과정을 거쳐 장기의 암 세포가 복막으로 퍼지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복막으로 암이 전이된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복강 내 높은 암세포 빈도, 높은 원발 암의 침습도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암 세포가 위나 대장의 벽을 뚫고 나와서 복막에 뿌리를 내려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암세포가 위·대장 뚫고 나오면서 복막에 전이
복막 전이암이 주로 발생하는 암은 대장암과 위암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 환자에서 복막전이는 진단 당시에 10∼15%로 나타났으며, 재발성 대장암에서는 약 25%에 달한다. 이는 간 전이 다음으로 가장 많은 전이 부위이다. 위암에서도 간 다음으로 많이 전이된 부위가 복막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문제는 생존율이다. 대장암이 간이나 폐로 전이된 경우, 완전 절제술을 시행하면 5년 생존율이 30∼35%이다. 하지만 복막 전이의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이 5∼7개월에 불과하다. 또 복막 전이암은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3배나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개복해야 정확한 암 전이 확인 가능
진단은 초음파나 CT로 가능하다. CT의 경우 암세포가 2cm 이상일 경우 발견율은 70%로 높다. 하지만 5mm 이하의 작은 암세포는 발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복막 전이암을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개복이다.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것도 복막 전이암이 치명적인 이유다. 나타나는 증상은 복부 팽만이나 간헐적 복통이다. 암세포가 복막 전체로 퍼진 경우엔 장폐색이나 복수가 동반된다.
수술, 항암, 온열 화학 요법 등 시행
복막 전이암 치료는 수술과 항암치료, 복강내 온열 화학 요법 등이 시행된다. 수술은 개복해서 복강내 암 덩어리를 물리적으로 제거한다. 하지만 미세 암세포(5mm이하)는 수술로 제거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에 항암제를 투여하는 항암 요법을 실시한다. 복강내 온열 화학 요법은 암세포에 42∼44도까지 데운 항암제를 복강에 주입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