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간이 여유로워지니, 마음도 덩달아 여유로워졌어요.
사실 처음엔 폐암 진단받고 많이 무서워서 여유롭지 못했거든요.
그 땐 앞으로 뭘 해야 하지, 얼마나 남았을까, 괜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마음이 계속 계속 불안했죠.
근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도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치료 때문에 일을 쉬게 되고, 바쁘게 돌아가던 일상이 멈춰 서니까
처음엔 허전했지만, 그 공백이 어느 순간 '여유'가 되더라고요.
하늘도 더 자주 보게 되고, 티비에서 나오는 노래에 울컥하기도 하고.
옛날에 어디에서 본 적 있는데, 하루에 한 번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말이, 그정도의 여유가 있으면 행복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그동안 못 챙겼던 사람들에게도 하나씩 전화를 걸어봤어요.
오래 연락 못했던 친구, 조카, 사촌 이모까지.
“어떻게 지내?” 이 한마디에, 서로 웃고 울고… 마음이 되게 많이 따뜻해졌어요.
몸은 아프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평온해지는 중이에요.
예전엔 늘 바쁘다는 이유로 미뤘던 말들, 멀어진 관계들,
이제야 조금씩 다시 이어가고 있어요.
병이 준 선물이라고 말하긴 아직 조심스럽지만,
이렇게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얻는 것도 있다는 걸…
요즘 들어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