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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난소암 수술 후 표적치료제 제줄라 복용 중입니다, 쌍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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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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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이 끝이 아니었다는 걸 알기까지

엄마는 2024년 가을, 난소암 4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암이라는 단어조차 낯설었던 우리 가족은, 수술만 잘 끝나면 모든 게 나아질 거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수술은 곧바로 진행되지 않았고, 전이된 암세포가 많아 먼저 항암으로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입원 후 조직검사를 통해 난소암을 재확인한 후, 제넥솔주로 항암치료를 3차까지 진행했습니다. 항암치료가 몸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는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머리카락이 빠지고 손발저림과 무기력으로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며 우리가 겪는 시간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항암을 마치고 드디어 수술을 받았고, 개복술과 함께 온열항암까지 진행되며 7~8시간에 걸친 대수술이 이어졌습니다. 수술 후 의사 선생님은 “잔존암은 없다고 본다”고 말씀해주셨지만, 절제한 장기가 무려 6개에 달한다고 들었습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이제 모든 게 끝났다는 생각도 잠시였습니다.

알고 보니, 난소암은 수술과 항암치료를 모두 마친 이후에도 70~85%의 재발률을 보이는 암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3기 이상부터는 재발률이 현저히 높아, 췌장암(80% 이상), 간암(5년 내 70% 이상)과 함께 높은 재발률을 가진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수술과 항암 6차 이후에도 우리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HRD 양성, BRCA 음성… 표적치료의 길로

항암치료 6차가 마무리될 무렵, 담당 의사 선생님을 통해 표적치료제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난소암의 경우 HRD(상동재조합결핍)검사 결과에 따라 제줄라 또는 린파자 같은 PARP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검사는 두 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BRCA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

2. 게놈 불안정(GI) 평가

이 검사는 수술 당시 채취한 조직 슬라이드를 기반으로 진행되었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한 달이 걸렸습니다. 검사비용은 약 250만 원으로 비급여 항목이며, 산정특례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실손보험을 통해 일정 부분 보장이 가능했습니다.

결과는 HRD 양성, BRCA 음성.

BRCA 돌연변이가 없어도 HRD가 양성이라면 보험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줄라를 부담 가능한 비용으로 복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2024년 10월, 보험 적용 이전에는 제줄라의 한 달 약값이 400만 원에 달했습니다. 물론 혈액암협회를 통해서 50% 정도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간호사 선생님으로부터 처음에는 린파자 복용을 예상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제줄라를 처방받아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예상 밖의 결과, 그리고 다학제 진료

표적치료제 복용을 앞두고 PET-CT 촬영을 진행한 후,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마주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질 부위에서 뭔가가 보인다”며 추가적인 조직검사를 권유하셨고, 이어서 MRI 검사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조직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MRI 영상에서는 병변으로 의심되는 부위가 보여 확진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다학제 진료가 결정되었습니다.

다학제 진료는 여러 진료과의 전문의들이 한자리에 모여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협진 방식입니다. 엄마의 경우, 산부인과, 종양내과, 방사선과, 핵의학과 등 5명의 의료진이 함께 논의했습니다. 항암제 투약 이후 염증 수치가 낮아졌기에 치료 반응은 좋은 편이었지만, 질 부위에 보이는 병변이 재발인지 단순한 염증 반응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어, 2~3개월 뒤 추가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제줄라 복용, 일상이 된 또 다른 싸움

제줄라는 처음에는 하루 2캡슐로 시작되었습니다. 식사 여부에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다고 했지만, 오심과 구토 같은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취침 전 복용을 권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사람마다 반응이 달라, 오히려 잠을 설쳐 아침이나 점심 식후에 복용하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줄라캡슐은 성인 여성의 난소암, 난관암 또는 일부 복막암 치료에 사용되는 약으로, 이 약은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한 경우 또는 이전 표준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한 후 재발한 암 환자에게 단독 유지요법으로 사용됩니다.

제줄라캡슐을 복용한 환자 10명 중 1명 이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흔한 부작용으로는 다쳤을 때 평소보다 멍이 더 잘 들거나 출혈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이는 낮은 혈소판 수치(혈소판 감소증)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숨이 차고 매우 피곤하며 피부가 창백해지거나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경우 낮은 적혈구 수치(빈혈)의 징후일수 있습니다. 발열, 오한, 쇠약 또는 혼란, 기침, 소변볼 때 통증 또는 작열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줄라를 복용하면 처음 1개월은 1주 간격으로 내원해서 피검사를 통해 빈혈수치와 백혈구수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해요. 이후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1개월, 2개월 간격으로 내원간격이 늘어나는 상황인데요. 저희 엄마는 아직 1주~10일 간격으로 병원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복용 후 첫 주는 무난했지만, 2주차부터는 빈혈 수치가 떨어져 철분 주사를 맞았고, 복용량을 2캡슐에서 1캡슐로 줄였습니다. 이어진 진료에서는 빈혈 수치가 절반 가까이 급감했고, 백혈구 수치도 낮아져 결국 수혈 2팩과 철분 주사를 맞고, 제줄라 복용은 잠시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진료는 10일 뒤로 잡혔고, 엄마의 컨디션에 따라 다시 복용을 시작할 수 있을지 결정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치료 여정을 돌아보면, 매 순간이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엄마는 생수 하나도 혼자 열기 어려울 만큼 체력이 줄었고, 조금만 걸어도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거나 발톱에 피멍이 드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간조차도 치료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조급해하지 않으려 합니다.

오늘도, 엄마와 함께 버텨냅니다

제줄라 복용은 단순한 약 복용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난소암의 재발을 막기 위한 싸움, 다시 병원 침대에 눕지 않기 위한 사투이자, 하루하루를 이어가기 위한 선택입니다.

비록 명확한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 시간을 ‘함께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을 얻습니다. 몸이 힘든 날은 그저 숨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괜찮은 하루는 작은 기적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엄마의 투병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제줄라는 이제 일상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생길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미 수많은 고비를 넘어왔고 또 넘어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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