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 경험 공유

#1 암아 넌 누구니? -벚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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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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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30

안녕하세요?

저는 우리나라 최초의 암 전문병원에서 수련을 마친 내과 전문의이자, 갑상선 암 환자인 벚꽃게입니다!

필명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꽃인 ‘벚꽃’과, 암(Cancer)의 그리스어 어원인 ‘게’를 합쳐서 만들었어요.

앞으로 제가 만난 암환자 이야기, 저의 갑상선 암 이야기, 제 가족의 암 투병기를 유익하고 재밌게 써보려합니다.

 

오늘은 ‘암’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역사와, 암의 특성에 대해 알아볼게요.

암에 대한 최초의 문헌은 고대 이집트의 의학서적으로, 기원전 1600년경부터 암이 존재했습니다.

‘암(癌)’이라는 한자어는 몸에 생긴 혹이 마치 딱딱한 바위처럼 만져진다는 데서 기원했습니다.

영어로 ‘Cancer(캔서)’라고 불리며, 그리스어로 ‘게’라는 뜻이예요.

암의 표면이 게딱지처럼 딱딱하고 울퉁불퉁하고, 암세포가 게처럼 옆으로 기어 퍼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병리학자 피르호(Rudolf Virchow, 1821~1902)가 1858년 발표한 ‘세포 병리학’이라는 저서에서 처음으로 ‘병적 종양’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피르호는 모든 병의 원인은 세포의 변화에 있다고 처음으로 주장했습니다.

 

흔히 암이 발생한 장기에 따라 폐암, 간암, 유방암 등으로 불리는 것이 가장 친숙합니다.

하지만, 암의 기원에 따라 장기나 피부의 상피에 발생하는 암을 암종(carcinoma), 뼈나 근육, 인대 등의 결합조직에서 발생하는 암을 육종(sarcoma), 림프구에서 발생하는 암을 림프종(lymphoma)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암이 발생한 부위의 형질에 따라 고형암(폐암, 간암 등)과 혈액암(백혈병, 림프종)로 나누기도 합니다.

 

산을 이루는 것이 나무이고, 바다를 이루는 것이 물이듯이, 사람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는 세포입니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처럼, 건강한 세포는 분열하고, 성장하며, 사멸하는 자연스러운 세포 주기를 가져요.

그러나 이러한 세포 주기에 문제가 발생하여 사멸해야 할 세포가 계속해서 증식하며 주변 조직이나 장기를 변형시키는데 이것을 악성 종양(malignant tumor), 또는 암(cancer)이라고 부릅니다.

증식성은 없어 더이상 인접 장기의 변형을 일으키지 않는 혹은 양성 종양(benign tumor)이라고 부릅니다.

양성 종양은 무엇이 주를 이루는가에 따라 물이 차 있으면 낭종(물혹, cyst), 지방이 차 있으면 지방종(lipoma)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은 한 글자 차이에 발음도 유사하지만, 양성 종양은 무시하고 살아도 되는 혹이라면 악성 종양은 절대 무시하면 안 되는 병입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국내 건강검진 환자의 80% 이상이 양성 종양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양성 종양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셈이니, 대부분의 사람이 양성 종양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성 종양이라고 하더라도 진짜 양성인지 조직검사나 호르몬검사 등의 정밀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하는 경우가 많죠.

그렇기 때문에 양성으로 판정받기까지 환자는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양성 종양은 피부의 점과 같아서, 사람마다 점의 위치와 크기가 다르듯이 양성 종양 또한 생기는 위치와 크기가 각자 다릅니다.

점의 크기나 모양이 변하지 않으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듯이, 양성 종양도 크기와 모양이 그대로라면 평생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건축물이 설계도대로 건설되듯이, 모든 세포는 DNA를 토대로 만들어집니다.

세포의 설계도인 DNA에 오류가 생기면 문제가 있는 세포가 만들어집니다.

세포는 자신만의 DNA 수선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DNA 손상은 자체 수선됩니다.

하지만, 손상된 DNA가 수선되지 못한 채 암세포로 발전하는 원리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암 유전자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세포 분열이 과하게 일어나 암세포가 만들어집니다.

두 번째로 암 억제 유전자의 결함이 생기면, 손상된 DNA를 수선할 수 없어 암세포가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DNA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암의 원인들을 ‘발암 물질(carcinogen)’이라고 부릅니다.

 

암이 확진된다는 것은, 대게 암세포의 일부를 채취해서 현미경으로 악성 세포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채취하기 힘든 곳에 암세포가 있다거나, 간암처럼 조직검사 없이도 확진 가능한 다른 방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조직검사가 확진 검사가 됩니다.

 

전이(Metastasis)란 암세포가 혈액 또는 림프계를 통해 다른 부위로 이동한 형태를 말하며, 연구에 따르면 약 20-30%의 환자가 진단 시 이미 전이된 상태로 발견된다고 합니다.

전이가 없어야 치료 범위가 적고 간단합니다.

하지만 전이가 있는 경우에도 완치될 확률은 존재하며, 각각의 암 종류와 병기의 특성에 따라 완치율에 차이가 있습니다.

유방암이나 대장암의 경우에는, 전이가 있더라도 생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결국 암 치료라는 것은, 발암 물질에 노출된 세포의 DNA에 문제가 생겨서 과도하게 분열된 세포 덩어리를 수술로 잘라내거나, 항암제나 방사선으로 사멸시키는 것입니다.

수술, 항암, 방사선 등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암이 모두 제거된 상태를 NED(No Evidence of disease, 질병의 근거가 없음)라고 부르며, 이는 암 치료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 힐오(Heal-O) 플랫폼의 운영주체인 주식회사 케어랩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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