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은 약물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고 수술만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위암의 치료와 관련해 유명한 이 말에는 두 가지 중요한 점이 담겨있다. 첫 번째는 약물 치료가 안되기 때문에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수술을 하더라도 100% 완치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위암 수술 후 완치율은 약 73% 수준이다. 과거엔 사망률이 40%였던 것과 비교하면 수술을 통한 치료가 잘 되는 암에 속한다. 위암을 수술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근치적 위절제술: 원발암으로부터 충분한 거리를 두고 위를 절제하고 원발암이 배액되는 림프관 및 림프절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암 자체와 암이 전이될 여지가 큰 부분을 몽땅 잘라냄으로써 몸 안의 모든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방법이 합병증을 많이 부르고, 사망자도 많이 나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맞춤 수술' 방법들이 개발되어 왔다.
위 절제 수술: 수술 전 검사와 수술 중 육안 확인이 되는 암의 위치와 진행 정도에 따라 절제 부위를 정해, 적절한 크기 만큼만 절제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암이 위 상부에만 국한되어 있을 경우 위쪽 3분의 2가량을 절제하고 아래쪽 3분의 1정도의 위를 남기는 근위부 위 절제술을 많이 시행한다. 위벽을 따라 번지는 것을 우려해 암 크기보다는 조금 크게 잘라낸다.
림프절 절제 수술: 암이 위벽을 넓게 침범할수록 위 주위 림프절에 암세포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가끔은 멀리 떨어진 림프절에도 암세포 전이가 일어나는데 '도약 전이'라고 한다. 위 주위의 1군 림프절에 전이된 것이 대부분이지만, 떨어진 정도에 따라 2군, 3군 림프절에서도 퍼져있을 수 있다. 3군 림프절까지 전이되었다면 혈행성 전이와 마찬가지로 암이 이미 전신에 퍼진 것으로 본다. 그래서 그렇게 되기 전에 림프절 절제 수술을 적절한 시점에 시행한다.
합병절제 수술: 암이 위 주변으로까지 번져있는 경우, 또는 주변으로 번질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그 장기를 함께 절제한다. 상대적으로 큰 수술이고, 수술 이후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합병절제 장기 중 가장 흔한 것은 비장이다. 비장은 혈액 정화의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절제해도 생존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장관 재건술: 위를 절제한 뒤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위와 장, 또는 식도와 장을 이어주는 문합을 시행하는데 이를 '재건 술식'이라고 한다. 남은 위와 십이지장을 바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위십이지장문합술'이라고도 한다. 위를 모두 절제하는 경우엔 식도와 소장을 연결하게 된다. 재건 술식은 루프 식도-장장문합술, 루와이 식도-공장문합술, 공장간치술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내시경적 절제술: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국한된 조기 위암의 경우, 내시경적 절제를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과거에는 조기 위암의 점막층 절제술을 주로 했으나, 최근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막층 뿐 아니라 점막하층의 일부를 절제하는 내시경적 점막하박리술도 많이 시행된다. 다만, 내시경적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는 환자는 위암 환자의 20~30%에 불과하다. 융기형이나 평탄형일 때 수술이 많이 진행된다.
복강경 수술/로봇 수술: 수술 부위를 가장 축소할 수 있는 것이 복강경 수술이 있다. 복부에 1~2cm 정도 피부 절개해 복강 안으로 구멍을 만든 다음, 이 구멍으로 카메라와 각종 수술 도구를 집어넣고 하는 수술이다. 카메라에 찍히는 수술 시야를 모니터로 보면서 기구를 조작해 수술한다. 큰 절개창이 없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입원 기간이 단축되며 복부에 상처가 거의 남지 않는다. 같은 방식이지만 더 첨단 기술이 동원되는 것으로 로봇 수술이 있다. 외과의사가 두 눈으로 3차원 영상을 보면서 원근감을 갖고 수술할 수 있고, 수술 부위를 10배 확대해 볼 수 있다. 로봇팔에 관절이 있어 복강경 수술보다 조작이 쉽고 안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