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은 다른 암종들과 다르게 간에 이미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 같은 지병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간의 기능이 저하돼 있고 복수 또는 식도나 위정맥류의 출혈 등 간경변증의 합병증까지 동반된 경우가 많다. 이는 암의 진행에 따라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간암은 치료 방향 결정과 예후 판단의 기준이 되는 병기를 좀 더 세분화한다. 병기를 구분할 때 다른 암종에서처럼 1~4기로 나누는데 그치지 않고 간 기능의 등급을 추가로 반영하는 것이다. 간 기능을 평가하는 데는 차일드-퓨 등급이 주로 사용된다. 이는 혈액응고인자의 평가 지표인 프로트롬빈 시간, 혈청 빌리루빈과 알부민 수치, 복수의 양, 간성뇌증 등 다섯 요소를 종합한 것이다. 5점부터 15점까지 점수를 매겨 A, B, C 등급으로 나눈다.
A등급은 정상적인 간 기능, B등급은 중간, C등급은 간 기능이 가장 안 좋은 경우다. 프로트롬빈 시간은 혈액의 응고 능력을 조사하기 위한 검사법이다. 간성뇌증이란 간 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의 의식이 나빠지거나 행동 변화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초기 간암이라도 간 기능이 나쁘면 간이식 외의 다른 치료는 할 수 없다. 반면 4기암이라도 간 기능이 좋다면 좀 더 적극적인 치료법을 적용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자세한 문진과 진찰,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전신 수행능력을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간염의 원인과 간 기능 상태, 신장기능 상태, 지혈 능력 등도 살펴보고 전문적인 CT와 MRI 검사를 통해 간암의 형태, 크기, 개수, 혈관 침습 여부를 확인한다. 전이를 더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 여러 장기를 따로 촬영하거나 양전자방출컴퓨터촬영(PET-CT)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렇게 암 병기와 간 기능 상태, 전신 수행능력 등을 두루 파악한 후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의사들이 의논해 최선의 치료법과 차선의 치료법을 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