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인 유방암 환자가 암 재발을 줄이는 항호르몬제를 복용해도 우울증 위험이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우울증 위험 때문에 복용을 꺼려왔었다. 의료계에 따르면, 유방암 대다수(70~80%)를 차지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는 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항호르몬제를 복용하는데, 이전 연구들에서 항호르몬을 먹으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 국내 여성 유방암 수술 환자를 조사한 결과, 약 복용에 따른 우울증 진단, 약 처방, 자살 건수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윤창익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이용해 유방암 수술 환자에서 항호르몬 치료에 따른 우울증 발생 및 자살 위험에 대한 평가를 14년간 연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온코로지’에 실렸다. 항호르몬제와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항호르몬제를 복용한 환자 1만1109명과 복용하지 않은 환자 6615명을 변수 보정 전후로 나눠 연구한 결과, 우울증 진단 및 자살 위험 모두 복용 유무에 따른 우울증 발생 위험의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윤창익 교수는 “유방암 재발률을 줄이기 위해 항호르몬제 복용은 필수적인데, 이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연구의 의의”라고 말했다. 유방암은 여성에 발생하는 암의 20.6%를 차지한다. 매년 2만~3만 명 정도의 유방암 환자가 발생하는데 전체 신규 여성 암환자 12만538명(2019년 기준) 가운데 2만4820명이 유방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