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이 높은 복막전이 대장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면역항암치료법'을 개발했다.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김찬·전홍재 교수와 이유성 연구원 이원석 박사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김창우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항암바이러스를 이용해 면역항암제 효과를 높이고 대장암의 복막전이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대장암은 간이나 폐 복막에 전이가 잦은 암이다. 특히 복막전이는 암세포가 복막 전체에 전이된 경우가 많아 수술로 제거하기 어렵고 표적항암제 또는 면역항암제 등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당차병원 교수팀은 대장암의 복막전이 과정에서 암세포가 복강 내 면역반응을 무력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의료진은 동물 실험을 통해 복강 내에 대장암 세포를 심은 다음 전이된 암 덩어리를 떼어내 분석했다. 그 결과 복강 안에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킬러 면역세포인 T세포의 수가 매우 적고 대부분이 무장해제된 상태로 존재하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무력화된 복강 내 면역을 항암바이러스를 이용해 되살릴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항암바이러스는 일반적인 바이러스와 달리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신약이다. 복강 내 투여 시 부작용 없이 빠르게 항암 면역반응을 유발하고 대장암의 복막 전이 및 복수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암바이러스를 PD1 면역항암제와 같이 사용했을 때 대장암 복막전이가 심하게 퍼져 있는 동물 모델에서 대장암의 크기가 85%이상 줄고 복수 또한 95%이상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다. 치료가 끝난 후에도 장기간 유지돼 평균 생존 기간이 17일에서 27일로 58% 연장됐다.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치료가 어려운 대장암 복막전이의 면역항암치료제가 개발될 수 있는 이론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며 “특히 항암 바이러스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면역항암제와 같이 사용할 때 가장 좋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홍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치료법이 거의 없는 대장암 복막전이 환자들의 신약 임상시험이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면역항암치료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종양면역치료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