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항암제로 주목 받는 면역 항암제가 간암 치료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국내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면역 항암제 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의 10%는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상태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전홍재·김찬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교수 연구팀이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간암 면역 항암 치료 후 종양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급성진행’ 현상을 규명했다고 밝혔다.연구팀은 간암에 한정해서 급성진행 현상이 나타나는 비율과 임상적 특징을 연구했다. 면역 항암 치료를 받은 간암환자 189명의 예후를 조사한 결과 24명(12.6%)이 급성진행 현상을 보였다. 이들의 종양 성장률은 치료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또 치료 시작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평균 생존기간은 59일에 불과했다. 표적 치료제와 치료를 받지 않는 그룹에서는 급성 진행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혈액검사에서 이 같은 급성 진행 현상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지표를 찾아냈다. 혈액검사를 통해 이들의 백혈구 수치를 정상 환자와 비교했다.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와 림프구가 전체 백혈구 중 차지하는 비율(NLR)이 높을수록 급성진행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졌다. NLR이 2 미만인 경우 확률은 0%에 가까운 반면 6 이상인 경우 46%에 달했다.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최적의 간암 면역항암치료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위암, 방광암 등 다른 암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간학회지가 발간하는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Journal of Hepatology)’ 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