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은 한국인 암 사망원인 중 4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암이다.
그러나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기만 하면 절제수술을 통해 생존율이 97%까지 올라간다.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다. 다만, 위를 절제하기 때문에 삶의 질이 저하되고 합병증에 노출되기 쉽다는 문제가 남는다. 국내 의료진이 조기 위암에서 위를 보존한 채 종양만 제거하는 수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의 표준치료인 위절제술과 비교해 사망률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과 영양상태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나 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위암센터 외과 류근원 교수 연구팀이 조기위암에서 감시림프절 생검 시행 후 전이 음성인 경우 위절제술이 아닌 위보존수술 적용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 류근원 교수는 삼성서울병원과 아주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등 국내 7개 대학병원 소속 16명의 공동연구진과 함께 조기위암 환자 580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다기관 3상 무작위배정 임상 연구를 시행하고 이번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 류 교수가 책임저자를 맡은 이번 연구 논문은 ‘조기위암 환자에서 복강경 위보존수술을 위한 감시림프절 생검: 무작위 임상연구’라는 제목으로 '임상종양학회지(JCO)' 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조기위암으로부터 처음 전이가 일어나는 림프절인 감시림프절을 이용한 위보존수술을 시행한 결과를 분석했다. 수술 중 방사선 동위원소와 색소를 사용해 감시림프절 생검을 시행하고, 병리검사상 전이 음성인 경우 조기위암 부분만을 절제하고 나머지 위를 보존하는 수술 기법을 적용한 것이다. 이후 표준 위절제술과 결과를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감시림프절 위보존수술 후 일부 환자에서는 재발 또는 보존된 위에서 이시성 위암이 발생했으나, 이 경우 표준 위절제술을 추가로 시행하면 최초에 표준 위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와 동등한 생존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덩어리 제거 수술만 받은 환자들은 빈혈 여부를 보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이었고, 영양 상태를 나타내는 알부민 수치도 수술 전과 같았다. 수술 전과 같이 먹으니 영양 부실이 없는 것이다. 반면 위장 3분의 2를 뗀 환자들은 구토, 더부룩함, 설사 등이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 위암의 표준수술은 위절제술이다. 조기위암이라도 일부 내시경 절제술을 제외하고는 위의 60~70% 가량을 절제하고, 위 주위 림프절을 함께 절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양 직경 3cm 이하의 조기위암의 경우 림프절 전이 확률이 10% 내외이기 때문에 나머지 90%에서는 위보존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술 전 또는 수술 중 림프절 전이 여부를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재발 방지 차원에서 표준 위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 연구자인 류 교수는 “암 덩어리만 제거하고 나머지 위장을 보존한 수술을 받은 일부 환자에서 드물게 수술 자리 주변에 재발한 경우가 있었고, 한 명에서 나중에 길목 림프절이 아닌 다른 림프절에 암 전이가 있었던 경우가 있었지만, 재수술 등을 시행하여 표준 수술과 비교해서 사망률 차이가 없었고 삶의 질은 좋게 유지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길목 림프절을 조사하여 수술 범위를 결정하는 방식이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