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는 ‘시원한’ 장부입니다. 간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장부인데 폐는 ‘심화(心火)’와 ‘간화(肝火)’ ,‘담화(痰火)’를 받아주는 장기입니다. 다시 말해 폐는 우리 몸에서 감정적인 화를 모두 다 받아주고 참아주는 역할을 감당하는 장부입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폐암이 생기는 것은 ‘간화’가 지속되어 폐가 공격받기 때문입니다. ‘간화’는 감정적인 분노입니다. 뭔가 기준에 어긋나는 일을 당해서 생기는 분노입니다. 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 화가 지속될 때 그리고 그 화를 제대로 못 풀 때 폐는 모든 스트레스를 온전히 감당하게 됩니다. 폐암은 억울한 일을 당할 때 또는 감정적으로 오랫동안 참아야 하는 일을 겪을 때 옵니다. 원인이 어떤 사건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40년 전의 사건일 수도 있고 가까이는 5년전, 1년 전의 사건일 수도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이 원인일 수 있고 지금은 만나지 않는 스쳐 지나가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시간이 지나서 그 사건과 사람이 상관이 없어졌을지라도 환우에게 남겨진 것은 암입니다.
어떻게 하면 암을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암은 단순한 병은 아닙니다.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여야 하겠지만 우선은 마음에서 화의 원인이 된 사건이나 사람을 온전히 보내고 용서해주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나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하고 용서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래야 이 세상이 살만 하다고 느끼고 오늘 하루를 감사하다고 느끼고 생명을 누리는 마음의 상태와 영혼의 상태가 이루어집니다. 마음이 정리돼 감사의 영혼 상태가 된 분들은 치료가 더 빨리 이뤄집니다.
반면, 그 사건이나 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시는 분들은 끝까지 분노하고 화를 내십니다. 사실 본질적으로는 그 사건이나 그 사람만 용서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도 용서하지 못힙니다. 온전히 나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과정의 길을 걷는 것이 바로 암 치유의 왕도입니다.
제가 치료한 환자 중에는 끝까지 용서하지 못한 채 돌아가신 폐암 환자도 있었고 용서를 통해 평안과 감사의 영역으로 들어가 점점 더 좋아지고 나아지는 환자분들도 있었습니다. 암은 먼저 마음의 응어리가 풀려야 육체의 응어리(암 조직)도 풀리고 치료가 제대로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폐와 연결된 정서는 슬픔입니다. 그래서 폐암 환자들이 특히 눈물이 많고 슬퍼하고 우울해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저는 그 분들에게 실컷 울라고 말씀드립니다. 폐는 심장에서 힘을 받습니다. 심장의 정서는 기쁨입니다. 충분히 슬픔을 보내고 내 심장을 세워줘야 합니다. 내 영혼을 사랑으로 채우고 칭찬해줘야 합니다.
심장이 기쁨으로 뛰면 폐는 에너지를 공급받습니다. 폐암이 좋아지려면 심장이 좋아져야 하고 기쁨의 정서가 날로 커져야 합니다. 신나는 음악을 골라서 ‘힐링 테마송’을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매일 아침마다 그 힐링 테마송에 맞추어 춤을 춰 보세요. 암 치료는 온전한 나 자신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그 길에서 따뜻함과 사랑과 하늘의 축복과 빛이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박우희 한의사(천인지연구소 소장)